통계적으로는 물가가 한국은행 상승률 목표 2% 안에 들어왔다. 누적된 고물가에 한동안 시달린 소비자에겐 물가상승률 둔화도 결국 상승의 다른 뜻이다. 무와 오이 등 채소류 가격은 여전히 강세다. 김치찌개백반, 칼국수, 짜장면, 김밥 등 주요 외식 품목의 외식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의 2배 가까워 시민들이 외식을 기피하기도 한다. 대전의 삼겹살 가격 상승은 특히 두드러진다. 체감물가 안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아쉬운 이유다.
석 달 연속 1%대를 자랑하지만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한 채소류 물가는 석 달 연속 10% 상승세란 사실을 빼놓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무, 호박, 오이의 급등세는 서민 물가에 부담이다. 누적된 고물가 피로감에 서민에겐 1~2% 차이가 별 의미가 없을 정도다. 사과 가격이 다소간 내렸으나 여전히 '금사과'로 인식돼 구매를 주저한다. 신선식품지수가 물가 상승 압력 완화를 실감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전체적인 통계만 보지 말고 관련 물가 상황을 부단히 점검해야 한다.
2, 3년 전보다 장바구니가 얼마나 가벼워졌나 견줘보라. 실질적인 밥상물가에 '악소리' 난다는 서민들이 많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대를 유지하면 1%대만큼 상승한 것이다. 가격이 떨어진 게 아니라서 더 체감이 안 된다. 소비자물가는 몇 년 사이에 10% 이상 치솟아 있다. 여름철 고온 현상에 따른 작황 부진만 탓하지 말고 무·당근 할당관세 연장 등 체감물가 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와 맞물린 환율 요인, 연말 연초 기업 가격 조정의 물가 파급 효과에도 유념하면서 체감물가 안정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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