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나들이로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은 차량들이 왕복 2차선 도로에 줄지어 서 있다. /사진=대전서구청 제공 |
25일 대전 서구청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가을 단풍철인 23일부터 24일까지 주말 사이 장태산자연휴양림에 방문객 2만 3200명이 찾았다. 올해 11월 한 달 간 누적 방문객은 19만 9300명으로 집계돼, 장태산 평균 월 방문객 9만 1500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서구청에서는 올해 장태산 방문객이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는 반응이다. 방문객 증가와 더불어 교통량도 크게 늘어 지난 주말 장태산 방문 차량은 7300여 대로 집계됐다.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대형버스 125대가 장태산을 찾았고, 연인과 가족 단위의 자가용 7000여 대가 주말 이틀 사이 장태산을 방문했다.
문제는 장태산자연휴양림이 있는 곳은 대전시에서 농촌형 마을로 진입로가 하나뿐이고 주차장도 턱없이 비좁아 주말마다 대혼잡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 관저동에서 기성동으로 이어지는 벌곡로 왕복 4차선에서 장태산 방향의 장안로는 왕복 1차선의 좁은 도로다. 장태산 입구 주차장도 차량 554대를 주차할 규모로 협소해 하루 7000여 대의 승용차를 수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버스정류장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 시내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
특히, 이곳은 장애인 생활시설과 노인 요양시설, 정신장애인 생활시설 20여 곳 운영돼 수시로 응급환자 병원 이송이 이뤄지는 곳이나, 주말 교통정체 때문에 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내버스가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는 불편과 뱀에 물린 등산객을 주민들이 업어서 큰길로 나가 병원까지 후송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기성동 한 복지기관 종사자는 "시설에서는 언제든 입소자를 응급실로 이송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주말에는 구급차가 출동해도 교통정체로 병원에 이송 못하는 상황이 우려돼 주말마다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전서부경찰서, 대전서구청 등 관계 기관은 10월 말부터 11월까지 주말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인력 40여 명을 매일 투입해 관광버스를 회차시키고 주정차 단속 등을 통해 2시간 가까이 되던 차량 정체 시간을 40여 분으로 단축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교통량 증가로 장태산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많았고, 응급상황조차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교통량이 급증한 상황이라 유관 기관이 협업해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며 "단풍철이 늦어졌기 때문에 방문객이 줄어들 때까지 장태산 인근 교통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