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여고 운동장에서 조선시대 건물지와 소형화포 발견

서천여고 운동장에서 확인된 조선시대 건물지

서천여자고등학교 운동장 공사를 위해 진행되던 매장유산 발굴조사 과정에서 임진왜란 직전에 제작된 소형화포와 조선시대 건물지 4동이 발견됐다.

서천교육지원청은 서천여고 운동장에 모듈러 교사와 다목적체육관 건립을 위해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2024년 3월부터 10월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서천여고는 충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서천읍성 내부에 위치해 있다.

서천군에 따르면 이번 발굴조사로 서천읍성 관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지 4동과 소형화포인 소승자총통 1점, 소총통 2점 등 총 14기의 유구와 5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1호 건물지에서 출토된 소형화포 3점은 모두 모병부에 명문이 각인돼 있어 제작 연대와 제작 장인의 이름 등 관련 사항을 확인할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형화포가 출토된 1호 건물지는 일반적인 건물지와 다르게 화재 예방을 위한 화방벽 구조를 갖추고 있어 군기고 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각인된 명문에 따르면 소승자총통(1점) 제작시기는 1587년(선조20년) 6월, 무게는 3근 4량, 화약량은 3전, 총탄은 3개로 제작한 장인의 이름은 '충운'으로 확인됐다.

또 소총통(2점)은 1591년(선조24년) 11월에 제작된 것으로 무게는 각각 5근 1량, 4근 11량이며 화약량은 3전, 제작 장인 이름은 '이함'이다.

국내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소승자총통은 19점, 소총통은 2점으로 모두 발견품, 구입품 등으로 출토 위치가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총통 3점은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 맥락이 명확하게 밝혀진 첫 사례로 큰 의미를 갖는다.

허영선 서천군 문화체육과장은 "이번 발굴은 서천읍성에 공해시설이 확인된 첫 사례로 역사적 사료로 가치가 크다"며 "사료를 토대로 서천읍성 보존 정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천읍성은 서해안으로 침입해 오는 왜구로부터 양민을 보호하기 위해 조선 초기(세종~문종)에 축조한 성으로 행정.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담당했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1872년 지방도에 따르면 서천읍성은 내부에 동헌, 내아, 책실, 사령방, 객사, 군기고, 작청, 군사, 본창, 향청, 형리청, 군관정 등이 배치돼 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서천=나재호 기자 nakij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