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대전, 펜싱 메카로 기틀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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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대전, 펜싱 메카로 기틀 다졌다

746명 선수 참가... 동호인과 감독, 코치, 가족 등 2200여명 참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분위기 연출로 성황

  • 승인 2024-11-25 16:58
  • 신문게재 2024-11-26 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20241124-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21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 대전시가 후원하는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23일과 24일 이틀 간 대전대 맥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사진은 이성희 기자
"앙가르드(en garde·기본자세), 프레(prets·준비), 알레(allez·시작)"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있는 힘껏 펜싱 검을 찌른다. 정식 선수는 아니지만,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검 끝에 담아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낸다.

23일과 24일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열린 대전대 맥센터는 대전을 비롯한 전국에서 모인 아마추어 펜싱인들의 열기로 들썩였다. 실제 엘리트 경기를 방불케 할 만큼 참가 선수들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고, 코치와 감독, 가족들은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봤다. 대회장에는 칼 끝이 부딪치는 소리와 전진하며 내딛는 발 소리와 이를 피하는 움직임, 득점에 성공한 선수의 환호와 가족들의 응원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 대전시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지난해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대전광역시장기'로 한층 업그레이드돼 진행됐다. 전국 규모의 대회인 만큼 동호인과 가족, 지도자 등 2200여명이 참가해 이번 대회를 마음 껏 즐겼다. 참가 인원도 전년보다 절반이 더 늘어 746명이 참가해 갈수록 늘어나는 '펜싱' 인기를 실감케 했다. 더욱이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엘리트 경기를 떠올리게 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많은 동호인들이 함께 하고 싶은 대회로 거듭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펜싱은 대표적인 엘리트 스포츠 종목이었다. 저변이 넓지 않았고 '귀족 스포츠'라는 심리적 장벽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인기 드라마 소재로 쓰이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났다. 여기에 펜싱은 종주국인 파리에서 열린 2024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으로 이루어진 '뉴 어펜져스'(영화 '어벤져스'와 펜싱의 합성어)가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 신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대전에 아들 '오상욱'이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한국의 파리 올림픽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펜싱 종주국 그랑 팔레 경기장 가장 높은 곳에 두 번이나 태극기가 올라가며 펜싱의 인기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첫날, '뉴 어펜져스' 멤버인 대전시청 소속 박상원 선수가 모습을 들어내자 동호인들은 사인과 인증 샷 공세가 폭발적이었다. 박 선수는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보니 과거 내 모습이 떠올랐다"면서 "이런 생활체육 대회가 많이 생겨, 많은 사람들이 펜싱의 매력을 느끼고, 건강까지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은 펜싱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환경과 인프라 속에서도 대전만의 펜싱을 구축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대한민국 남자 펜싱 최초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 한국중고펜싱연맹 회장과 유일무이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세계적 검객으로 우뚝 선 오상욱(대전시청), 아시안게임 2연패 하태규(대전도시공사)가 대전펜싱의 저력을 보여줬고, 지금도 대전선수들은 그 명맥을 잇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참가 동호인들은 펜싱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쯤 칼(막대기)을 들어봤다. 펜싱은 칼싸움에 대한 근원적 욕구를 가장 직접적 충족시켜주는 스포츠다. 펜싱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끊임없이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전신 운동이다. 심폐지구력은 물론 근력도 키울 수 있다. 치밀한 두뇌싸움은 필수적이다. 몸을 움직이면서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해 공격과 수비 전략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많은 동호인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펜싱이 대전의 브랜드 종목임을 입증하는 자리가 됐다. 또한, 제 2의 오상욱을 꿈꾸는 펜싱 꿈나무들이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희망을 심어주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됐다.

조아라 학생(대흥초)은 "파리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펜싱을 시작했다"면서 "몸을 많이 쓰는 만큼 운동도 되지만, 집중력 향상에도 좋아 열심히 배우고 있다. 올해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내년에도 꼭 참가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남·여 플뢰레, 에페, 사브르 3개 종목에서 초등부 1~2학년, 3~4학년, 5~6학년과 중등부, 둘째 날은 고등부와 일반부(대학부 포함), 엘리트부 경기가 열렸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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