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신임 원장이 21일 대전 유성구 소재 식당에서 열린 대덕특구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신임 원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서 규제 중심의 제도가 아닌 '마이너스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엄격한 규제 때문에 혁신보다는 안전한 연구에 안주하는 문제가 일어난다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선 소통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윤 원장은 21일 대전 유성구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관 운영 방향을 비롯해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윤 원장은 STEPI 설립 취지를 바탕으로 경영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는 전략적 임무 중심, 현장 연구자·정책 담당자들과의 소통, 글로벌 국제협력 강화를 구상 중이다.
윤 원장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 정책을 연구하고 실효성 있게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임무에 충실하게 씽크탱크로 일하면서 대한민국의 글로벌 위상에 맞게 국제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것들도 균형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관련해 대한민국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윤 원장은 "시급히 대응했다가 잘못 대응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며 "트럼프 (1기) 때 무역제재로 노력하다 안 되니까 바이든 정부 들어 기술 제재까지 간 거고 그럼 트럼프가 됐을 때 다시 무역(제재)으로 갈 거냐, 또 다른 걸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각종 제재 속에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세계화 시대 (대한민국이) 누린 것을 잘 보존하는 전략이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선 인재가 제일 중요하다"며 "외부 수혈도 필요한 상황인데 이걸 총괄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로드맵이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빨리 그린다고 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R&D 환경과 대조해 한국의 규제가 엄격한 데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마이너스 규제를 통해 혁신을 유도하고 연구자들의 활동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다. 윤 원장은 "(한국은) 평가 지표를 세게 만드는데 연구자들은 거기에 맞춰서만 일한다. 더 하지 않는다"며 느슨한 시스템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을 밝혔다.
연구현장에 큰 영향을 미친 2024년 R&D 예산 삭감과 카르텔 논란에 대해선 "소통의 문제"가 야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 원장은 "R&D 에산 사태는 소통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워낙 현장에서 충격을 받았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R&D 예산이 투입되고 나서 한 번도 줄은 적이 없던 것인데, 역사적으로 딱 한 번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처는 크지만 빠르게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정부와 현장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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