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성희 기자 |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합을 바탕으로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경쟁력 확보를 통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해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정통합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주민 동의가 필수적이다. 일부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형성된 경우 자칫 지역 갈등으로 비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통합을 추진 중인 대구·경북은 경북 북구권 지역에서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15일 경산시립박물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행정통합 남부권 주민설명회'도 북부권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빚었다.
이들은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졸속 추진되고 있다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군의 세가 약한 북부권이 대도시권으로 빨려들어 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과 충남은 이전에 한 몸이었지만, 35년간 분리된 후 각자의 행정 체계와 지역 정체성 속에서 생활해 왔다. 통합을 위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행정통합의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지방 정부의 입법·재정·산업 육성 등의 권한을 강화하고,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적·제도적 과제도 만만치 않다. 통합을 실현하려면 특별법 제정, 주민투표, 시도의회 의견 청취 등 많은 절차들이 필요하다. 이들을 수행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행정통합에 따른 구체적인 방법론 설정도 중요하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실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통합 방안을 제시하고, 권한과 책임의 분배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대전과 충남의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세밀한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자칫 대전시로 생활권역이 쏠릴 수 있다는 충남 의 대전인근 시·군의 위기감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충남 북부권의 생활경제 반경이 수도권과 밀접해 행정통합에 따른 지역의 이해 득실을 따져볼 수도 있다.
특히 충남은 내포신도시 조성 이후 안착을 위해 주력했는데 행정통합이 신도시 안정화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충북, 세종과의 관계도 과제다. 충북과 세종이 함께 통합을 할 경우 시너지 효과와 파괴력이 커질 수 있는데 대전·충남의 통합 이후 이들과 통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4개 시도가 광역협의체를 만들어 공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대전과 충남 두 시도만의 통합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행정통합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권한을 얼마나 이양 받는지와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행정통합을 통해서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가 명확한 만큼 민관협의체 운영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잘 다듬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세종은 행정수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충북은 통합에 대해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대전과 충남은 통합을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충청권 광역협의체는 따로 4개 시도가 협업해 산업이나 교통망 구축 등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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