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21일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충청기업의 신규상장 증가세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 중 가장 가파르다. 광역시 기준으로는 대전이 20개사를 상장시켜 6대 광역시 중 가장 많았고, 권역별로는 수도권 312개사, 충청 51개사, 영남 38개사, 호남 8개사가 신규 상장했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확장이 두드러진다. 최근 5년간 17개사가 기술특례로 상장하면서다. 같은 기간 수도권을 제외한 타 시·도에서는 기술특례상장이 11개사에 불과했다.
다만,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의 글로벌 소외 현상이 최근 심해지면서 증시 시장에서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올해 충청권 신규 상장 기업은 이달 기준 14개사(대전 9개사)에 달하지만, 전체적인 시장의 하락세 속에 40%가 넘는 주가 하락을 맞은 곳도 있어서다.
9월에 상장해 천안시 서북구에 소재를 둔 (주)제닉스는 공모가가 4만 원이었지만, 21일 오후 3시 30분 거래 마감 기준 2만 3550원(-41%)까지 떨어졌다. 10월 상장한 대전 소재 기업인 (주)한켐은 공모가 1만 8000원에서 이날까지 9420원(-48%)으로 하락했고,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주)에이치엔에스하이텍도 2만 2000원에서 1만 6860원(-23%)까지 떨어졌다. 대전 바이오기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알테오젠도 이달 초 최고 45만 5500원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34만 6500원에 머물며 큰 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대외적인 상황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에서도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국내 자본이 외국으로 가파르게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9778억 달러로 집계됐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거주자의 해외 투자를 포함한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로 분류되는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 2분기 말보다 1194억 달러 증가했다. 2021년 3분기(1212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이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늘고 있지만, 외국인의 우리 주식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의 회복세가 빠르게 동반되지 않는다면, 충청권 신규 상장 기업들도 상당 기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 주식과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 증권의 평가액이 상승하는 등 거래 요인과 비거래 요인이 모두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이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 잔액을 넘어서면서 증권 투자도 직접 투자와 같이 자산이 부채를 넘어섰다"면서도 "증권투자는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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