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사진 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21일 대전 중구 옛 충남도청에서 열린 행정통합 추진 공동선언 행사에서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정치적 기질이 꼭 닮아 있는 데다 그동안 행보도 나란히 해왔던 두 시도지사가 대전-충남 통합이라는 매머드 이슈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대전 충남 통합 어젠다는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전통적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의 핵심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이슈 선점 효과도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1일 대전 옛 충남도청에서 대전-충남 통합 추진을 전격 발표했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통합 지방자치단체 설치, 인구와 경제력이 밀집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세종시와 충북도 등까지 이에 힘을 보태는 이른바 '메가 충청' 탄생을 위한 트리거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시도지사는 대전 충남 통합을 위해 공식 또는 비공식 석상에서 물밑 조율을 해 왔고 이날 공식화 했다.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빅피처다.
실제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정치적으로 매우 닮아 있다.
'배지' 출신 광역단체장이며 직설적 화법으로 '싸움닭' 기질로 둘 다 정평이 나 있다. 정치 계파적으로도 뿌리가 같다. 중앙무대에선 원조 친박(친박근혜)계, 충청을 고리로는 고(故) 이완구 총리와 가까웠다는 점등이 교집합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중부권 신당 출현 등 현대사의 정치적 격변기에도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켰을 정도로 신의를 중시한다는 점도 같다.
시도지사 취임 뒤에도 이들은 찰떡 호흡을 보여준다. 코로나 펜데믹 막판이었던 지난해 말에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공동으로 주장했다.
각각 마포와 서울역에 따로 있던 국비 확보의 전진기지 서울사무소를 여의도 한 건물에 통합해 사용하기도 했다.
'장흠연대'가 이날 다시 의기투합한 것은 정치적으로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2026년 지방선거 전 통합을 마무리짓겠다"고 목표 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설령 국회 입법 과정 등이 지연되면서 지방선거 뒤로 통합이 미뤄진다고 해도 이 시장과 김 지사가 애초 이에 대한 방아쇠를 당겼다는 점은 달라질 것이 없다.
여의도 문법으로 대전 충남 통합 이슈 선점 효과는 '장흠연대'가 분명히 챙겼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앞으로 두 시도지사에 정치적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대전-충남 통합 이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관계 설정에 대해 고민과 이웃인 세종시와 충북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궁극적으로 충청권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전-충남 통합의 의미가 크다"며 "통합 이후 파이가 커지는 예산과 자원에 대한 효율적인 방안을 궁리하고 중앙정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권한을 받아오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앞으로 하나의 충청을 만드는 과정에서 행정수도를 지양하는 세종시와 대전 충남과는 전통적으로 정서가 다소 다른 충북도의 적극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이 시장과 김 지사의 역할론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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