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부석면 일원 농가에서 포장지를 속여 출하시키려던 배추. |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전국에서 배추, 무 등이 대량으로 출하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서산지역에서 수확한 배추가 강원도 강릉산 배추로 둔갑해 출하시키는 것이 적발돼 관계 당국의 철저한 유통 체계 지도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농민 A씨에 따르면 19일 새벽 서산시 부석면 한 지역의 밭에서 수확한 배추를 포장지에 담아 옮기는 사람들을 보고 가까이 가 봤더니 확인해 보니 배추를 담는 포장지에 '강릉 OO 배추'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배추를 담은 포장지 표시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어이가 없어 일꾼들에게 물었더니 서울, 인천 쪽으로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유명하고, 비싸다 보니 이 같은 행태가 벌어지는 것 같다"며 "정작 농민들은 시중가가 비싸건, 싸건 계약재배로 재배하기 때문에 포기당 받는 금액은 시중가보다 훨씬 싸고 가격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강원도 산 생배추는 10㎏들이 한 상자에 2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서산·태안산 생배추는 검색조차 되지 않았으며, 일부 온라인 까페 등에서는 태안산 생배추의 경우 한 포기당 2000원 정도로 3~4포기가 10㎏ 정도임을 감안하면 8000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간 상인들은 서산·태안산 배추보다 인지도가 높고, 값도 비싼 강원도 산 생배추로 포장지를 바꿔 소비자들에게 속여 판매해 폭리를 취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같은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공개적으로 노출된 장소에서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어, 잘 보이지 않는 곳이나 물류 야적 창고 등에서 이 같은 행위가 벌어진다면 잘 발견 할 수가 없어, 이 같은 불법행위가 더 많을 수도 있어 보다 철저한 지도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한 관계자는 "일단 서산지역 배추를 강원도 산 배추로 표기해 판매 거래하는 행위는 '거짓 표시'로 과태료나 벌금 처분이 아닌 형사 입건 대상"이라며 "현장에 나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확실하게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해당 사실을 토대로 사법당국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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