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읍 전경<사진=김정식 기자> |
이날 신종철 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산청군 오수·분뇨 및 축산폐수 처리에 관한 조례 중 개정 조례안'이 심의됐고, 충분한 논의 끝에 원안대로 가결됐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금도 산청군 주민들은 이 조례가 초래한 문제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조례안은 당시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정된 것이었다.
생활오수와 축산폐수를 적정하게 처리해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적 아래, 오수정화시설 설치를 강화하고 축산폐수 배출시설의 규제를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하천의 상류에 위치한 사업장이나 젖소 운동장까지 오염 방지 범위에 포함시키며 환경 규제를 엄격히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조례 개정에 앞서 전문위원 이병규는 개정안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전문위원은 합병정화조 설치 기준 강화, 가축 사육 제한 지역 설정 등 주요 내용을 보고하면서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조례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규제기본법 개정과 환경부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따른 개정 사항을 자세히 언급하며, 규제 완화와 절차 간소화를 통해 행정 편의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원회 내에서 이 조례안은 적잖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민명식 위원은 축산폐수에 한정된 조례가 광산 개발로 인한 오염 문제를 포함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실효성을 의심했다.
이서우 위원 역시 기존 오수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이 완화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는 "기존의 규제가 완화돼도 환경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회의는 각종 우려와 논의로 뜨거웠지만, 결국 조례안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여러 위원들이 가축 사육 제한 구역과 환경 규제 완화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환경정비 담당 주사는 "일부 지역의 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종철 위원장은 "해당 지역에 인구가 밀집될 경우 조례를 다시 개정할 수 있으니 지금은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것이 맞다"며 조례안을 마무리 지었다.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2024년 11월, 산청군 지리 1·2구 주민뿐 아니라 읍민들은 여전히 축산폐수 처리 문제로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조례 개정 당시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던 해당 지역 주민들은 악취와 환경 오염에 시달리며, "조례 개정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하고 있다.
주민들은 "당시 조례가 제대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더 큰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하지만, 주민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결정이 현재까지 이어진 환경 문제로 주민들 생활을 크게 해치고 있는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년 전 원안대로 가결된 조례가 가져온 고통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산청군 행정당국은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다.
산청=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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