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
의사들은 리비를 관찰과 수분 공급을 위해 입원시켰고, 그녀가 바이러스성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의심했니다. 그녀는 떨림을 멈추는 데 사용되는 진정제인 메페리딘을 투여받았다. 하지만 리비는 더욱 흥분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1년차 레지던트는 신체적 구속과 다른 진정제인 할로페리돌을 주사하라고 지시했다. 수십 명의 다른 환자를 진찰하느라 바빴던 응급실 레지던트 1년차 의사는 리비를 다시 평가하지 않았다. 담당했던 2년차 레지던트는 당시 관례대로 몇 시간 잠을 자려고 병원 숙소로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비의 열이 다시 올랐고, 리비는 병상에서 뒤척이며 정맥주사를 뽑았다. 간호사가 인턴에게 바로 오라고 불렀다. 너무 많은 환자에 압도된 인턴은 36시간 연속 근무로 지쳐서인지 오기를 미루었다. 리비는 다음 날 아침 7시 30분에 사망했다.
리비 지온의 죽음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는데, 부분적으로는 그녀의 아버지인 시드니 지온의 노력 덕분이었다. 시드니 자이언은 작가이자 데일리 뉴스의 칼럼니스트였으며, 뉴욕 타임즈와 뉴욕 포스트의 전직 기자, 전직 연방 검사였다. 지온 부부는 딸이 묶여서 환자 상태의 재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 그녀를 진찰한 유일한 의사는 수련 중이었다는 사실, 그런 의사들은 거의 또는 전혀 잠을 자지 않고 36시간 교대 근무를 한다는 사실, 주치의가 병원에 ​​온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로 바뀌었고 소송을 하게 된다.
개혁의 원동력은 대배심이었는데, 대배심은 의사들을 기소하지 않고 병원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보고서를 1987년 발간했다. 지온을 사망에 이르게 한 약물 오류에 대해 의사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았지만, 지온의 사망을 허용한 의학교육 시스템에 결함이 있음을 보고했다. 그 당시 레지던트들은 일상적으로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하고 30~40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진료를 봤다. 대배심은 지치고 수면이 부족한 레지던트들과 감독 부족을 환자에게 심각한 잠재적 위험으로 꼽았다. 레지던트 수련 의사는 주당 80시간 이상, 연속 24시간 이상 일하지 말고 상급 의사로부터 훨씬 더 많은 현장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2003년 미국 의학교육인증 위원회(ACGME)는 모든 레지던트의 근무 시간을 4주 동안 평균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도록 규정했다. 20년 이상이 걸렸지만 시드니 지온의 꿈은 어느 정도 실현되었다.
이웃나라 일본은 올해 4월부터 의사의 일하는 방식 개혁 제도가 실행되면서,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의사의 연장 근로시간의 상한을 두는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일하는 방식 개혁은 일반 근로자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단계적인 적용으로 인해 올해 의사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최근의 국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국가는 60~80시간, 유럽 국가는 48시간으로 레지던트의 주당 근무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레지던트들은 24시간 또는 26시간 연속 근무를 하지만 야간 근무는 2시간에서 10시간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 한국은 어떨까? 현행법은 전공의에게 1주일에 80시간, 연속해서 36시간(응급상황 시 40시간)을 초과해 수련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이 2016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외국에 비해서 허용된 연장근무 시간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의료계는 환자 안전과 의료진의 근로조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과로로 인한 의료 사고를 방지하려면 법적 규제와 함께 병원 운영 체계, 교육 환경, 그리고 의료진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구체적인 행동이 동반돼야 한다. 시스템의 모순은 어떤 촉발 요인에 의해 드러난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제공체계는 예상하지 못한 결정적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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