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트램 관련 1차년도 예산은 586억 원에 그친다. 당초 계획의 3분의 1 수준이라면 시각 차이라고 치부하기엔 정도를 넘어선다. 토목공사비는 1370억 원에서 191억 원으로 85% 넘게 줄었다. 이 정도면 1년간 전체 공정률을 25%까지 끌어올리려는 대전시 사업 계획 전반에 급제동이 걸릴 만한 편차다. 예산 적기 배정은 발등의 불이다. 100억 원 증액을 논의하는 수준으론 가당치 않다.
계획공정률 5%든 7%든 일반철도(도시철도 포함)와는 다른 트램 사업 특수성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한다. 용지 매수와 굴착, 첫해 보상과 철거 등 집행률이 높지 않은 철도사업 일반론이 반영된 듯싶다. 공정률 책정 잘못은 발주 일정 지연과 공기 연장, 업계 경영 부담, 품질 저하를 부르기도 한다. 지연에 따른 공사비 상승, 정부 예산 낭비로 귀결되는 악순환까지 고려해 원상태로 되돌리는 게 순리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가장 앞장서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한번 편성한 예산이라고 수정하지 않는다면 착공부터 난관이며 첫해 공사 진행을 거의 못 한다 해도 틀리지 않다. 2028년 완공 차질은 필연이 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내년 철도 예산 총 7020억 원이 증액된 사실을 보자면 정부 긴축재정 기조가 꼭 걸림돌은 아니다. 이 가운데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비 500억 원 증액도 들어 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트램 예산 복구 없이는 사업 추진에 활기를 더할 수 없다. 공사할 '돈'이 모자라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 지연되지 않게 정부와 국회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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