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현상은 세계 5대 갯벌인 서산 가로림만 일대 등 보령·당진·홍성·태안 5개 시·군의 바지락 양식장에서 대규모 집단 폐사를 불러왔다. 집계된 피해 면적만 축구장 900개 크기인 673ha로, 전체 바지락 양식장 면적(861ha)의 78%에 이른다. 충남지역 연안 양식장에서 기르는 조피볼락(우럭) 640만 마리도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한계 수온을 넘어선 고수온 노출을 폐사 원인으로 지목했다.
연안 양식업이 이뤄지는 남해안 일대에서도 고수온 현상으로 인한 어민의 피해가 컸다. 경남 통영·거제·남해 등 연안 6개 시·군에서 양식하는 어류·멍게·전복 폐사 피해는 594억원에 이르고, 전남 여수 등 220여 양식 어가는 488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고수온 현상에 따른 양식업 피해가 매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자체들이 피해 복구비 단가를 50% 수준까지 상향하는 재해보험 현실화를 요구하는 배경이다.
어민들의 피해 어가당 최대 5000만원까지만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상한선 폐지와 영어자금 상환 기간 유예·이자 감면 지원 확대 요구도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한다. 기후변화로 바다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양식업은 근본적인 위기에 처했다. 해수부는 11월 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집단 폐사로 시름에 잠긴 어민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책과 함께 우리 어업의 피해를 줄일 양식 품종 개발 등이 종합적으로 담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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