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개선 예시.(자료=국토교통부 제공) |
정부는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 PF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제시한 개선방안의 핵심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국내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선 부동산 디벨로퍼가 금융사·연기금 등 지분 투자자를 유치해 자기자본 30~40%를 갖고 토지를 매입하고 PF대출을 받지만, 국내 PF사업은 대부분 자기자본비율이 3~5% 수준에 불과해 연 10%대 고금리 대출이란 리스크를 초래한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정부는 PF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위해 토지주가 토지·건물을 현물출자(주주로 참여) 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PF사업(리츠)에 현물출자 시 출자자의 이익 실현 시점을 고려해 양도차익 과세·납부이연을 적용한다.
김승범 국토부 부동산투자제도과장은 "유휴 토지 현물출자가 활성화되면 토지 매입을 위한 대출 규모가 줄어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며, 사업비 절감과 그에 따른 분양가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장에 용적률·공공기여 완화 등 도시규제 인센티브 부여 ▲지역 활성화를 위해 관리·운영하는 시행자에게 3기 신도시 등 우량 공공택지 우선 제공 ▲은행, 보험사가 장기임대주택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회사 소유 허용 등의 각종 조건부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사업장은 대출이 어려워진다. 정부는 은행·보험사·증권사가 PF대출 때 쌓아야 하는 자본금과 대손충당금 비율을 PF사업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차등화하기로 했으며, PF대출 연체율 수준을 고려해 금융권별 위험가중치와 충당금 규제도 정비하기로 했다.
정부의 개선방안이 향후 충청권 PF 대출 연체율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세종의 PF 대출 연체율은 22.0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수도권의 연체율은 3.42%였으며 서울은 2.93% 수준이었다. 대전(2.89%)과 충남(2.45%), 충북(0.23%)의 연체율은 비수도권 평균 연체율(3.58%)과 비교해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기조가 중소 건설사의 침체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기자본비율 심사 기준이 높아진다면 대규모 건설사와 비교해 자본이 부족한 지역 건설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크고 작은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과세 혜택도 대형 건설사에 몰릴 수 있으며 높아진 문턱으로 인해 지역의 중소형 건설사들은 시장 진입조차 점차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개선 방안의 취지는 이해 가지만, 결국 자금 사정이 나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혜택이 몰릴 수 밖에 없다"며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역의 건설사들의 상황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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