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당시 대전을 찾아 유세 중인 윤석열 대통령. [출처=중도일보 DB] |
언론 인터뷰는 물론 유세장에서도 자신을 충청의 아들로 소개하고, 각종 공약을 내세워 충청발전을 이끌겠단 약속도 덧붙였다.
사실 윤 대통령은 서울 출생이다. 하지만 부친인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출신지가 충남 논산·공주인 점을 바탕으로 대망론을 띄웠다. 자신은 서울 출생이지만, 충청 출신 부친의 아들로서 대망론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과감히 표출했다.
윤 대통령의 호소는 대망론에 갈증을 느낀 일부 지역민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그 결과, 충청 표심을 잡는 데 성공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초박빙 접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대망론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과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윤 대통령이 충청에 약속한 주요 공약이 추진 중이지만,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사업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충청 출신 인재 등용에도 아쉬움이 많다. 여성가족부를 제외한 19개 부처 장관 중 충청 출신이 단 한 명에 불과한 게 대표적인 현실이다. 이런 이유들로 지역에선 대선 당시 '충청의 아들'에게 걸었던 기대치에 비례해 실망감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망론은 여전히 미완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윤 대통령의 '충청의 아들' 호소는 지역과 연계를 시도하는 선거 전략 목적이 강했다. '역이용' 당했다는 자조 섞인 탄식도 나오는데, 현재로선 대망론의 완성도와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정권 창출과 집권 과정에서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결집과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단 얘기다. 그동안 충청 정치권은 지역 출신 인물로 결집하기보단, 각자 지지하는 후보로 흩어져 경쟁을 벌여왔다. 이렇듯 낮은 응집력은 충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다.
일각에선 지역 정당의 재탄생을 주장한다. 하지만 앞서 충청 기반의 정당이 실패의 길을 걸었고, 이미 거대 양당 체제가 자리 잡은 지금의 정치 구도에서 지역 정당은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그렇기에 주요 인사들의 정치력 확장과 중앙 무대에서의 존재감 부각이 필요하다.
다행히 대망론의 바통을 이을 대표주자로 성장할 인사들은 많다. 여권에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 야권에선 김동연 경기지사와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양승조 전 충남지사 등이 꼽힌다.
대망론으로 승화시킬 지역적 어젠다를 발굴하는 것도 숙제다. 때마침 출범을 앞둔 전국 최초 특별지자체인 '충청광역연합'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충청광역연합을 중심으로 충청이라는 지역과 심리적 구심점을 형성해 지역민들의 정체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미완의 대망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자, 반드시 풀어야 할 지역의 숙원이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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