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행복도시에서 인구절벽·지방소멸 위기의 해법을 찾다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행복도시에서 인구절벽·지방소멸 위기의 해법을 찾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 승인 2024-11-13 14:08
  • 신문게재 2024-11-14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강주엽 차장님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2022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소식에 깜짝 놀라는 캘리포니아대 조앤 윌리엄스 명예교수의 모습이 한동안 화제가 됐다. '이 숫자는 국가 비상사태'라는 윌리엄스 교수의 말대로, 대한민국은 현재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0년 연간 출생아 수 30만 명의 벽이 깨진 이후 매년 출생아 수는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통계청은 2070년 인구가 2022년의 70% 수준인 약 3700만 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구 감소는 가용자원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이라는 연쇄적 문제를 일으킨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57%에 이르는 130곳이 소멸 위험단계에 진입했으며, 특히 전남, 경북, 강원 등 지방 지역의 소멸 위험이 높았다. 이 같은 인구 감소와 지역 불균형은 소비 및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일자리와 교육 기회의 감소는 다시 청년층 유출을 가속화하면서 지역사회의 활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정부도 마냥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출생 대책으로 일·가정의 균형적인 양립과 양육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보육환경 조성, 주거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이전·신규 유치 등 청년층을 유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교육·문화·의료 인프라 확충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 등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종시 일원에 조성 중인 행복도시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가 직접 건설하고 있는 만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007년 첫 삽을 뜬 이래 지금까지 44개의 중앙행정기관과 16개의 국책연구기관이 성공적으로 이전을 마쳤고, 지금은 인구 약 31만의 중형도시로 성장했다.



행복도시는 공무원 등 안정적 일자리와 우수한 보육환경, 50%가 넘는 공원·녹지 비율 등 쾌적한 생활환경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1위, 출산율 1위, 삶의 만족도 1위, 지속가능한 도시 1위 등을 꾸준히 유지하며 살기 좋은 도시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39년 이후로는 행복도시를 포함한 세종시만이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으로 예측될 정도다.

그동안 행복청은 중앙행정기능뿐만 아니라 기업과 대학, 문화인프라 등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도 힘써왔다. 도시첨단산업단지인 세종테크밸리를 조성해 네이버 데이터센터 등 400여 기업을 유치했고, 올해 9월에는 복수의 대학과 연구기관이 하나의 캠퍼스에 입주해 시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공유와 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세종공동캠퍼스를 개교한 바 있다. 이로써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 인재양성과 일자리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계획이다.

매력 있는 문화도시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개관한 국내 최초의 독립형 국립어린이박물관은 벌써부터 행복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1년도 채 되기 전에 누적 방문객 14만 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도시건축박물관, 디자인박물관을 비롯한 5개의 국립박물관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면 그간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던 문화 불균형이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 들어 국정과제로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등 국가중추시설 건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행복도시는 '실질적 행정수도'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행정기능에 입법과 국정 운영까지 더해져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만큼, 행복도시는 지역 성장을 넘어 균형발전 실현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행히도 최근 출생아 수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이 미약한 변화를 미래의 더 큰 가능성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사회, 국민 등 우리 모두의 하나 된 노력이 필요하다. 행복도시를 시작으로 지역 거점도시가 활력을 되찾아 모두가 잘 사는 대한민국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