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전 3·8민주의거기념관에서 이양희 회장의 선창으로 '다시해보자'를 외치며 민주의거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대전 3·8민주의거는 독재정권의 부정부패에 항거하고 학교를 정치 도구로 삼는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1960년 3월 8일 촉발해 같은 달 10일까지 대전 시내 곳곳에서 고교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학원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한 운동을 말한다. 4·19혁명과 함께 3·8민주의거는 국가가 지정한 민주화운동이면서 매년 3월 8일 국가 기념식이 개최되고 있다. 중구 선화동에 국·시비 182억 원을 들여 지상 3층의 기념관을 준공했다.
3·8민주의거에 동참한 이들이 기념관 전시관을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유재승(83)씨는 "데모에 참여한 학생들을 색출할 생각으로 경찰이 도로 포장에 쓰는 콜타르를 뿌리는 바람에 교복에 잔뜩 묻었고 어머니에게 그 교복 버리지 말자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라며 "밭에 인분으로 만든 거름통에 발이 빠지는 바람에 고생했던 이야기가 전시관에 없는데 우리에겐 소중한 추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월 8일 당일 일기장에 사건의 개요를 소상하게 작성한 조이남(83)씨는 480쪽에 이르는 기록물 전체를 이날 기념관에 기증했다. 사복 차림의 경찰이 학교 주변을 맴돌고, 교장 선생님 사택으로 불려간 학생 대표들 그리고 골목에서 경찰과 조우했을 때 풍경 등을 기록해 3·8의거를 돌아볼 때 중요한 사료다.
조이남 씨가 1960년 3월 8일 당일 상황을 적은 일기장 앞에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이양희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축사에서 "우리 현대사가 크게 성공한 것은 역대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국민들이 잘한 것의 총합이 잘못한 것의 총합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며 "3·8의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해보자'라는 국민대통합운동을 힘차게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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