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3.8민주의거기념관 상설전시실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1960년 3월 8일 대전고 학생들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데모에 나서기 전, 이 같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대전고, 대전상업고, 보문고 등 대전 지역 고등학생 1600여 명이 거리로 나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쳤는데, 이것이 충청권에서 최초로 벌어진 학생 민주화운동인 '대전3·8민주의거'다. 이 결의문 내용은 대전 중구 선화동에 문을 연 '3·8민주의거 기념관'에서 볼 수 있다.
3·8 역사를 알리기 위한 첫 걸음인 '3·8민주의거기념관'이 4일 개관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정식 개관 전 시민에게 개방한 기념관에 가보니, 학생들의 민주화 정신이 담긴 결의문을 포함한 아카이빙 자료 50여 점이 2층 상설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상설전시실은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시대적 배경, 3·8 데모 과정, 시민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해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4일 대전 3.8민주의거기념관에 전시된 대전고 학생의 일기. (사진=정바름 기자) |
당시 학생들의 민주주의 욕구를 자극했던 '사상계' 잡지 원본도 전시돼 있다. 사상계는 1953년부터 1970년까지 발행된 월간 잡지다. 정부 비판적 내용을 실어 당대 지식인과 학생들이 주된 구독층이었다. 특히 1958년 8월호에 실렸던 함석헌의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는 기사는 데모에 참여한 대전 지역 학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4·19 혁명 당시 지역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대전 지역 고등학생들이 꾸린 동인회에서 발간한 추모시집 '분향'도 볼 수 있었다. 4월 26일 충남 공주고에서 일으켰던 학생 시위 내용이 담긴 일기, 학도호국단 임명장, 각종 신문 기사 자료도 전시돼 있다.
4일 시민에게 개방한 3.8민주의거 기념관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현재 3·8민주의거기념관은 관련 자료 기증을 받고 있다. 향후 자료 수집을 확대하고, 학술연구를 통해 3·8민주의거 알리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진용 3·8민주의거기념관장은 "11월 19일 개관식을 열 예정이고, 지금 열리고 있는 상설 전시 외에도 특별전도 가질 계획"이라며 "3·8 민주의거 유공자분들의 구술 채록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 내 학교 협조를 통해 대전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3·8 민주의거 교육에도 힘쓸 것"이라고 했다.
이영조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부회장은 "기념관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그 가치를 재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울러 3.8민주의거 기념관이 민주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4일 시민에게 개방된 3.8민주의거기념관 상설전시실 내부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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