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날은 소상공인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지역주민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관련법에 따라 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9년간 매년 소상공인의 날은 열렸지만, 여전히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은 먼 나라 이야기라는 게 지역 소상공인 업계의 쓴소리다. 업계에선 경기는 얼어붙었고, 소비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지역 곳곳 상가마다 붙은 '임대' 현수막이 어려운 현재 상황을 대변한다. 실제 대전의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실정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를 보면, 대전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 14.6%, 소규모 상가 7.1%, 집합상가 10.2%다. 전국 평균 공실률이 중대형 상가 12.7%, 소규모 상가 6.5%, 집합 상가 10.1%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공실률이 전국 평균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임대료는 오르고 있다. 대전 중대형 상가의 경우 2024년 2분기 임대료는 3.3㎡당 17만 9000원에서 2024년 3분기 18만 8000원으로 인상됐다. 같은 기간 소규모 상가도 13만 3000원에서 15만 2000원으로, 집합상가는 22만 9000원으로 동일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 모(51) 씨는 "전보다 손님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월세는 오르니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이들도 상당수"라며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직원을 두지 않고 홀로 일하는 '나홀로 사장님'도 늘고 있다. 장사가 잘 되는 일부 가게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지역 소상공인은 고정적으로 나가는 인건비를 줄여나간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9월 대전 자영업자 수는 14만 1000명이다. 이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9만 7000명으로, 8월 9만 3000명보다 4000명이나 증가했다. 2022년 7월 9만 8000명을 기록한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반면, 직원을 두고 자영업을 이어가는 이들은 줄어들고 있다. 9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4만 4000명으로, 6월 4만 9000명에서부터 매월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축소되고 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2022년 7월 4만 명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 소상공인 등은 금융지원이나 재기 프로그램 등 여러 지원이 있지만 모르는 경우가 많아 손쉽게 해당 정보를 알 수 있는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최 모(63) 씨는 "여러 정부 정책이 있는 건 알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내가 정확히 어떤 종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데 어려워 손쉽게 적용받을 수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어서 경기가 풀려 예전처럼 손님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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