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구수환 이태석 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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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구수환 이태석 재단 이사장

'바티칸의 눈물:이태석 신부의 사랑' 제목으로, 교황청에서 이태석 신부의 삶 다룬 영화 '부활' 상영해 화제

  • 승인 2024-11-11 07:35
  • 신문게재 2024-11-11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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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희생적인 봉사활동을 하다 순교한 고 이태석 신부의 감동적인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와 ‘부활’을 제작했던 구수환 이태석 재단 이사장(전 KBS PD)이 10월24일 교황청에서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영화 '부활'을 상영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수환 이사장은 이에 앞서 10월22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린 충청권 명사들의 모임 백소회(회장 윤은기)에서 '바티칸의 눈물:이태석 신부의 사랑' 을 제목으로 특강한데 이어 11월6일 오전 10시40분부터 한시간 동안 구수환 이사장의 모교인 삼성초등학교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이에 구수환 이사장을 만나 감동의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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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이사장님,고 이태석 신부님 스토리를 다룬 영화 '부활' 이 10월 24일 로마 교황청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상영되었는데요. 배경을 말씀해주실까요?

▲제가 4년 전에 제작하고 연출한 고 이태석 신부님 스토리를 다룬 영화 '부활' 이 10월24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상영된 것은 실로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 '부활'은 지난 9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감사 성명과 함께 10월24일 세계 110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시노드 기간 중 바티칸에서 상영돼 이태석 신부님의 나눔 정신이 국제적으로 더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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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수단 오지 톤즈 마을에서 의료와 교육 봉사를 하다 세상을 떠난 이태석(1962∼2010) 신부님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바티칸에서 다시 살아나게 됐는데요. 사단법인 이태석재단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 기간인 10월 24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바티칸 시노드홀 2층에서 영화 '부활'을 상영했습니다. 정말 감격스러웠죠.



영화 '부활'은 고 이태석 신부님의 숭고한 삶을 그린 영화 울지마 톤즈'의 후속작으로, 이태석 신부님의 사랑을 통해 자라난 제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울지마 톤즈’가 2011년 한국 영화 최초로 바티칸에서 상영된 데 이어 후속편도 가톨릭 성지에서 상영되는 기록을 세우게 된건데요. ‘울지마 톤즈’가 교황청의 공식 기자회견장인 바티칸 성 비오 10세 홀에서 교황청 고위 인사 등 제한된 관객을 대상으로 상영된 데 반해 부활은 바티칸에 모인 전 세계 주교 시노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상영되는 기적을 이루게 된 거지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것은 내 뜻이 아니구나,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연결해주시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진심으로 이태석 신부님을 알린다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갈등과 빈부문제가 심각한 세상에서 마지막 기댈 수 있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믿음과 희망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종교는 모두가 같이 축복하고 예수님의 삶을 실천하는 삶을 지향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불교신자인데 부활을 상영하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늘 신기하고 감동스럽고 감격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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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드는 가톨릭교회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토론하고 결정하는 회의인데요. 이번 주교 시노드에는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총 368명의 대의원이 참가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뛰어다녔는데 시노드 사무국에서 “이 영화는 모든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무척 놀랐습니다.

영화 상영 장소 섭외 문제는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님이 영화 '부활'을 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해결됐습니다. 유 추기경님은 '시노드에서 찾는 모든 대답이 이태석 신부님의 삶에 담겨 있기에 부활 영화 상영이 시노드의 취지와도 일치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태석 재단은 바티칸 상영에 맞춰 영어 더빙 작업을 마쳤고 시노드 사무국의 요청으로 영화 팸플릿 500부를 제작했습니다. 시노드 참석자를 최대한 많이 초대해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각 나라에 전파하는 것이 목표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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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정직하고, 진실되고, 의사소통을 잘하고, 이타심이 많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삶인데요. 고 이태석 신부님이 바로 그런 삶을 사셨기에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헌신과 겸손, 진정성이 톤즈의 기적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교황청 한국대사관도 교황청 주재 각국 대사 등 참석자 초청에 힘을 보태주셨교, 앞서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은 지난달 28일 이탈리아 로마의 교황청립 라테라노대에서 부활 특별 상영회를 주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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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축사를 통해 '살레시오 선교사이자 의사인 요한 이태석 신부가 톤즈에서 펼친 활동이 각자의 복음적 열정과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용기를 되살리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사제의 모범을 따라 그의 귀중한 영적 유산이 신앙의 길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과 지원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해주셨지요.

그래서 저는 신부님을 알리는 일이라면 전 세계 각국 어디든 달려갑니다. 모든 영화는 무료로 상영해드리지요. 신부님의 삶을 알리는 길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쁘고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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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태석 신부
-고 이태석 신부님에 대해 소개해주실까요?

▲고 이태석 신부님은 인제대 의과대 졸업 후 다시 가톨릭대학에 들어가 로마 유학을 거쳐 2001년 39세 나이로 김수환 추기경님에게 사제 서품을 받은 뒤 곧바로 한국인 최초로 아프리카를 지원해 전쟁국가인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로 나갔습니다.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병원을 직접 세우고 한센병 등 여러 질병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하루에 300여 명씩 진료하셨죠. 내과, 외과, 소아과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는 거의 종합병원역할을 해주셨죠. 하루종일 걸어 새벽 2시에 오는 환자들도 반갑게 맞이하고 부엌에 가서 먹을 음식도 갖다주시고 기쁜 마음으로 진료해주셨습니다. 한편으로는 학교 기숙사를 지어 어린이를 가르치고 악단을 만드는 교육활동도 펼치셨는데요. 여기 아이들은 7살이 되면 군대에 끌려갑니다. 어릴때부터 전쟁의 희생물이 되는 거죠. 여기 아이들 1200명에게 공부를 시켜주셨습니다. 유치원과 초, 중, 고등학교를 세우고 브라스밴드를 조직해 음악을 가르쳤죠. 전쟁터에 나가 전쟁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사랑을 가르쳤고 아이들을 유학보내 자기 적성에 맞는 공부를 시켰습니다. 또 한센병 환자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셨죠. 그러다가 48세 나이에 대장암에 걸려 선종하셨습니다.

‘울지마 톤즈’ 영화 이후 이태석 신부님의 헌신적 삶에 대한 사회적 존경과 공감이 모아져 이태석 재단이 만들어졌습니다. 10여 년 이상 이태석 재단과 함께 하다보니 저는 이태석 신부님이 봉사했던 남수단 지역의 아이들이 궁금해지면서 수소문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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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즈라는 마을은 산골지역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가르친 아이들을 한명한명 수소문해서 만나기 시작하다보니 70여 명의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의사, 변호사, 약사, 기자 고위공직자 등 다양한 전문 직업군을 갖고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이 신부님처럼 사랑을 나눠주고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 '부활'을 통해 이태석 신부님의 영향을 받은 아이들의 이후 삶을 관찰하면서 이 신부님이 펼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 주목했습니다. 이 신부님의 욕심 없는 삶, 섬기는 삶, 공감, 공동체의 삶, 경청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경험한 아이들의 삶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수단의 아이들이 봉사하고 있는 한센병 환자촌에서는 '이태석 신부가 돌아왔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부활'이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고, 코로나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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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무너지고 있고 불신이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영화를 보고 서번트 리더십에 공감하고, 희망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영화 ‘부활’은 신부님이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신부님의 특별한 삶을 그대로 따라 사는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전남 담양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돼 있으신데요. 제자들이 이태석 신부님의 묘지에 와서 참배하면서 신부님을 그리며 오열하는 장면을 보면서 모두가 따라 울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영화를 보며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이기적인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이타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정직하고 진실되고 이타적이고 의사소통이 되는 삶이 바로 인성교육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삶은 종교의 벽도 허물고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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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행복의 화두가 돈을 많이 버는데 치우쳐 있는데 가치관이 이렇다 보니 갈수록 갈등과 분열이 심각해지고 빈부 격차는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의 문제라기 보다 사랑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타적이고 사랑 많은 아이들로 키우려면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들여다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태석 신부님께 배울 수 있는 메시지는 참을 수 없는 이타심과 죽음을 잊은 용기, 절실하고 헌신적인 실천, 감사하며 섬기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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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님은 성심당 임영진 대표님과도 만나셨지요?

▲예. 10월 19일 성심당을 방문해 임영진 대표님과 만난 것은 11월 1일 열린 '이태석 사랑나눔 음악회'를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알려주신 성심당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이 만남을 통해 성심당과 이태석재단의 오랜 인연을 다시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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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신부님의 나눔 정신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성심당은 이전에도 영화 ‘부활’과 ‘우리는 이태석입니다’ 포스터를 성심당 입구에 부착해주시고 이태석재단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해주셨습니다. 이번에도 성심당은 이태석 사랑나눔 음악회 포스터를 본점 입구에 부착해주시고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주셨죠. 임영진 대표님은 성심당이 대전의 명소로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고 나누며 사는 것이 성심당의 철학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나눔 정신과 통하는 점을 느꼈죠. 역시 성공의 비결은 결국 나눔에서 온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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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서울 가양동 스카이아트홀에서 열린 이태석 사랑나눔 음악회는 이태석 신부님의 나눔 정신을 기리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영화 ‘부활’의 감동적인 바티칸 상영 장면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죠. 특히, 아프리카 남수단과 우크라이나에서 이태석 신부님의 영향을 받은 인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나눔의 기쁨을 전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나눔의 삶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해주셨죠. 많은 이들이 이번 음악회를 통해 나눔의 중요성을 느끼는 자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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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있는 의대생들이 생활비를 모아 전쟁고아에게 식량을 전달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남수단은 장기간 내전으로 수많은 전쟁 고아가 발생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용시설이 부족하고, 있는 시설도 정부의 지원이 끊겨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식량 역시 외부 후원에 의존하고 있지만 지원이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런 곳을 이태석 장학재단 장학생들이 찾아가 도움을 준 것입니다.

저는 의대 장학생들이 보내온 사진을 보고 크게 놀라고 흥분했습니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하루 4시간을 걸어 학교를 다니고, 식사도 하루 한 끼로 때울 만큼 어렵게 살아가는 의대생들의 생활 형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전쟁고아 돕기에 나선 의대생들이 고맙고 자랑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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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재단은 2020년부터 남수단에서 의대공부를 하고 있는 이태석 신부의 제자를 수소문해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장학생은 48명인데 2명은 에티오피아에서 전문의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태석 신부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이태석 신부님이 남긴 사랑의 불씨가 제자들을 통해 부활하도록 열심히 돕고 싶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삶 속에 담긴 이타심과 공감의 힘은 돈과 특권,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희망의 빛줄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우리에게 말보다 실천, 교만보다는 겸손, 과시보다는 헌신의 중요함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것이 이태석 신부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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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님은 수감자 교화 지원도 하셨다지요?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는데요. 수용자들과 가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법무부 교화방송 자문위원 자격으로 서울남부교도소를 다녀왔습니다. 교화방송은 재소자에게 다양한 교육, 교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법무부 교정본부에서 운영하는 방송국으로 2007년 개국했습니다.

저는 지난해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에서 이태석 신부 관련 강연을 했고, 당시 재소자들의 반응이 좋아 교화방송 측에서 강연을 녹화해 전국 교도소에 방영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법무부 교화방송 자문위원에 위촉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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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교도소에서 저는 15세에서 17세 소년을 전담하는 교정시설 '만델라 소년학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들의 교화와 사회 적응을 응원했습니다.

아프리카 소년병 아이들을 의사로 만들어낸 이태석 신부님 생각이 나더군요. 감동적인 삶을 다룬 영상을 많이 방영하고, 교도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담은 사례를 발굴해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남긴 이타심과 공감의 정신이 만델라 학교 학생들에게 전해져 희망의 삶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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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울지마 톤즈’에서 이태석 신부님의 선종소식을 접하고 서럽게 울던 제자들이 그분의 사명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 의사가 됐는데 30년 넘게 탐사보도를 제작해온 저는 제자들이 의사로 성장한 배경보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사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부활’을 제작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처럼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이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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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님은 설득의 기술로 유명하신데요. 설명해주실까요?

▲ 설득의 기술은 '공감과 진정성을 통해 마음을 얻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갈등과 분열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저는 설득의 기술을 KBS PD 시절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PD 시절 개인 최고 시청률은 29%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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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프로그램은 야구선수 박찬호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거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였습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작품은 2010년 개봉한 영화 ‘울지마 톤즈’였습니다. 내전이 한창인 아프리카 수단에서 사랑과 헌신의 삶을 펼치다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누적 관객 수 5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두 작품의 성공 비결은 재미보다는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로 시청자와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 설득한 결과입니다. 요즘은 대중 강연을 통해서도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백여 편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종군기자 활동을 통해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경험한 덕분에 제 강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받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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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이사장님, 지난 6일 이사장님의 모교인 대전 삼성초등학교를 방문하셔서 학생들에게 특강해주셨는데요. 이날의 이야기도 들려주시지요.

▲예, 대전학생해양수련원 송무근 원장님의 주선으로 53년전 제가 다녔던 모교인 대전삼성초등학교 조원성 교장선생님과 만나 전교생 앞에서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격스러웠습니다. 제가 1974년 57회 졸업생인데요. 그때는 전교생이 3000명이 넘었죠. 지금은 전교생이 129명밖에 안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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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알리고 올바른 인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전국을 돌아다니며 영화를 보여주고 특강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대전에서만 저를 부르지 않아 의아해 했었는데 드디어 제 모교인 삼성초에서 초청을 받게 되어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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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원성 교장선생님은 “113년 역사의 삼성초를 졸업하신 구수환 선배님과 함께하는 자리라서 매우 특별하고 감격스럽다”며 “저의 졸업앨범에서 제 자신을 보여주셨답니다. 저도 안가지고 있는 초등학교 졸업앨범을 교장선생님께서 찾아 보여주시니 너무나 감사했지요. 송무근 대전학생해양수련원 원장님은 제 책 <우리는 이태석입니다>를 줄을 그어가며 읽어주신 열렬 애독팬이셔서 더더욱 감사했습니다. <우리는 이태석입니다>는 3년 전에 쓴 책인데 남수단에서 의대 다니는 아이들이 70명입니다.이태석재단에서 장학금을 주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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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KBS PD 시절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추적60분’을 제작하면서 수많은 협박을 받았었고, 바그다드 전쟁터에 종군기자로 5년을 나가 있으면서 죽음의 고비도 여러 번 넘겼지요. 그래도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계셔서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일이었지만 보람있었고 행복했습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통해 리더들은 이런 모습으로 살아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의 의지에 불이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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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 재단이 설립된지 14년째인데 엄청난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삶은 예수님의 삶입니다.전라도 지역과 경기도 지역은 이태석 신부님 정신에 대한 불이 붙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신부님 정신을 심어줘 희망을 갖게 해주고 싶어서 전국 어디든 달려가 특강을 했죠. 교황청에서 ‘부활’ 영화 상영 이후 이제 서울지역도 불이 붙었습니다. 교황청에서 영화 상영하던 날 제가 당연히 갔어야 되지만 이날 나주교육청 강의가 잡혀있는 날이라 갈 수가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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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에 시달려 자살 직전의 아이가 이태석 신부님 영화를 보고 다시 삶의 의지를 찾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건고등학교 김대건 기념관에 가서도 강연을 했는데 밤 8시반에도 120명이 강연을 들으러 왔습니다. 대단했죠. 남수단에서 한센병마을에 초등학교를 개교시켰는데 마을 인구는 48명이지만 학생은 248명입니다. 그 일대에 소문이 나서 다 소문듣고 찾아온거지요. 학생들이 몰려들다보니 교실이 부족해 이번에 이태석재단에서 음악회를 연 것이 교실 짓기 프로젝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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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생들에게 이타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존경받는 분들의 공통점은 이타심이 굉장히 깊다는 점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예수님의 삶을 실천한 수도자입니다.

영국의 유명 상원의원이 영화를 보고 나서 슈바이처 박사와 비교가 안되는 분이라고 하더군요. 슈바치어 박사가 아프리카에서 헌신한 분이기는 하나 독선적인 부분도 있었는데 이태석 신분미은 오로지 사랑만을 나눠줘 감동을 주신다고 하더군요. 이태석 신부님은 21세기의 살아있는 성인이었죠. 이 시대의 아이콘은 이타적인 삶입니다.

나이들어 KBS를 은퇴할 때 더이상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다는게 무섭고 두려웠는데 영화 ‘부활’을 만들면서 치열했던 방송국 시절로 다시 돌아온 것처럼 좋았죠. 신부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이날 삼성초 아이들에게 고통받고 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는 삶을 사는 분들이 존경받고 감동을 준다고 이야기해줬죠. 남을 도울때 행복한 마음이 드는거라고 했죠. 공감능력, 이타심, 행복, 존경, 신뢰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줬습니다. 봉사는 누굴 도와주는게 아니라 내가 도와주는 사람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이걸 통해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봉사와 이타심, 공감능력을 키워 존경받는 행복한 사람이 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태석 신부님의 이타적인 삶을 알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그 분의 삶을 전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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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환 이사장은 누구?

▲1959년 대전 출생. 대전삼성초, 대전동산중, 보문고, 한남대 생물학과 졸업,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저널리즘학 석사. KBS 피디로 30여 년간 취재현장을 누볐다. 영화 <울지만 톤즈>를 만들며 이태석 신부를 만나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회사 퇴직 후 이태석재단 이사장, 구수환PD 저널리즘스쿨 교장으로 이 신부의 뜻을 세상에 펼치고 있다. 그는 KBS 피디 시절 <추적60분>, <일요스페셜> 등 수많은 탐사보도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취재현장이 '공정'과 '정의'의 실현이라는 화두에서 점점 멀어지던 순간, 운명처럼 이태석 신부를 만났다. <울지마 톤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나눔이 세상을 바꿀 힘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남수단의 이태석 신부 제자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한국의 청소년에게는 이태석 정신을 알리기 위해 강연에 힘쓰고 있다.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를 맞아 제자들과 이태석재단의 활동을 담은 영화 <부활>(2020)을 만들었다. 영화 <울지마 톤즈>는 2010년 개봉 이후 44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고, 국내 종교 다큐멘터리 역대 흥행 1위, 다큐멘터리 역대 흥행 5위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섬김의 정신'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배운 구수환 이사장은 이후 다큐 영화 제작과 대중 강연, '이태석리더십 학교' 운영 등을 통해 이태석 신부의 정신과 리더십을 한국 사회 각계각층에 전파하고 있다.

저널리스트, 감독으로서의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방송대상 보도부문상(1996), 한국방송대상 심층보도부문상(2008), 가톨릭 매스컴대상(2010),서재필 언론사상(2011), 휴스턴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부문 대상(2011), 방송대상 사회부문상(2011), 영화기자가 뽑은 최고의 독립영화상(2011), 도산인상 사회통합상(2021), 제4회 최재형상 대상(2023) 등을 받았다.

저서로 <우리는 이태석입니다>,<울지마톤즈 그 후 선물>,<대한민국 신 국부론 중국속으로>,<당신의 아이는 안전합니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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