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지난달 25일까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제안서를 1차 접수한 결과, 대전시를 비롯해 서울시, 부산시, 인천시, 경기도 총 5개 지자체에서 사업을 제안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금융·철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서면평가, 발표평가, 현장평가 등을 거쳐 ▲사업계획의 타당성 ▲사업비 추정의 합리성 ▲재무적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12월에 1차 대상 사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5월까지 2차로 사업을 제안받아, 전국의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대상 사업을 2025년 말까지 종합계획에 담을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철도 지하화 사업은 지상에 깔린 철도를 지하로 옮기고, 이를 통해 조성된 지상 공간에는 복합개발을 통해 고밀도 상업시설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심 단절을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통상 철도사업은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기간 등 사업 추진을 위해 장기간 시간이 소요되지만,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대상이 되면 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히지만, 국비 지원 없이 지상 공간을 개발해 나온 수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해야 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사업 실효성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대구와 광주는 사업성 부족으로 1차 대상 사업 신청을 포기했다. 대전시도 경부선 18.5㎞, 호남선 14.5㎞, 대전선 3.5㎞ 등에 사업비 6조 1000억 원을 투입해 전체 노선을 지하화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포기하고, '조차장·대전역 상부 개발' 계획만 담아서 신청했다.
대전역은 선로 부지(12만㎡) 위에 '데크형'으로 별도의 상부 개발을 추진하고, 대덕구 조차장역은 대체 용지로 이전한 뒤 종전 부지(38만㎡)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초 '철도 지하화 및 철도 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 통과로 철도 지하화 사업에 대해 전국적으로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정부 지원 없이 기존 철도 상부 부지를 개발한 수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도록 법에 규정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가 '경제성'이라는 벽에 부딪쳤다.
대전시의 선택은 사업 추진을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철도 지하화'에 따른 도심 구간 단절 해소라는 근본적 해결은 효과가 미비하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사업 선정 여부도 불투명하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이 신청해 '사업성'에서 크게 밀릴 수 있다. 여기에 선정이 되더라도 사업자 선정과 재원 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철도지하화의 근본 취지는 도심구간 단절 해소를 통한 균형발전이다. 사업성을 위해 점 단위로 개발한다면 도심 균형발전의 목적 이루기가 쉽지 않다"면서 "경제성 논리로 수도권에만 몰아주기를 한다면 사업 취지가 무색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당초 계획을 위해서는 6조가 넘는 대규모 사업비가 필요해 현실적으로 국비 지원 없이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현실을 고려해 조차장 이전과 대전역 상부 개발 등을 구상해 제안했다"면서 "당초 계획한 철도 지하화는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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