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경기침체와 채무조정 제도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경기침체와 채무조정 제도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 승인 2024-11-04 08:54
  • 신문게재 2024-11-04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신동철 변호사 사진
신동철 변호사
긴 코로나 시국을 빠져 나왔으나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지면서 채무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또 다른 범죄에 연루되는 비극적인 뉴스들이 연이어 들린다. 이러한 채무자들이 채무를 조정해 일부를 탕감 받거나 면하는 제도로 신용회복위원회가 주관하는 개인워크아웃(채무조정)와 법원이 관여하는 개인파산 또는 개인회생 제도가 있다.

개인워크아웃(채무조정)은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 채권자들의 협약체인 신용회복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채무를 조정해주는 제도이다. 개인회생 보다 상대적으로 신청이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하여 주로 금융권 채무가 부담하는 사람이 이용하기에 좋은 제도이다.

법원에서 주관하는 공적 채무조정 제도로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이 있는데, 채무자가 일정한 급여소득이나 영업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개인회생 절차를, 소득이 없거나 있더라도 채무를 부담하면 가용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개인파산을 이용할 수 있다.

개인회생은 소유하고 있는 재산보다 채무가 많아 지급불능의 상태에 빠져있거나 지급불능의 상태가 발생할 염려가 있고 월급이나 연금, 사업소득 등 장래 계속적으로 또는 반복하여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채무자가 일정한 최저생계비를 제외하고 남는 금액으로 3년(일정한 경우 5년)동안 법원에 납입하면 나머지 채무의 면제를 받는 제도인데, 채무의 총합계가 무담보채무인 경우 10억원 이하, 담보채무는 15억원 이하가 신청자격의 대상이 된다.



개인회생은 채무의 종류를 불문하며 채권자의 동의 없이 최대 90%까지 채무가 탕감될 수 있고, 채권자의 강제집행(가압류, 압류, 경매)이 중지될 뿐만 아니라 담보설정 재산에 대한 집행도 중지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파산과 달리 채무자가 재산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의사, 공무원, 법인 임원 등이 그 자격을 유지하면서 금융거래 등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므로, 일정한 직을 유지해야 경우 실익이 크다.

개인파산은 채무 지급에 어려움이 있는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전부 포기하고 법원을 통해 모든 채무에 대한 책임을 면책 받는 제도인데, 이 경우에도 채무자의 최소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해 일정한 임대보증금과 현금의 보전도 가능하다.

법원이 파산선고와 면책결정을 하게 되면 채무자는 곧바로 채무 전액을 탕감 받을 수 있고, 면책결정 이후에는 소득활동을 할 수 있고 채무자 본인 명의로 사업을 하거나 본인 소유로 재산을 취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무에 대해 있었던 압류가 풀리고 정상적인 금융거래 등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다만,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이 크게 이른바 모럴해저드라고 불리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것이 아닌지 하는 사회적 우려가 크다. 결국 공적 채무조정이라는 제도가 채권자의 큰 희생을 통해 채무자에게 도움을 주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개인회생이나 파산에 포함되지 않는 채무들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임금·퇴직금 등의 재단채권, 저당권과 질권 등 담보가 설정돼 별도로 변제해야 하는 채권, 국세, 지방세, 4대보험금,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채권, 중과실에 의한 교통사고 손해배상금 등의 비면책 채권은 탕감되지 않는다. 그리고 실무상으로 주식, 코인, 도박 등의 손실에 따른 사행성 채무와 사용처가 소명되지 대출금 등은 면책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재산을 은닉, 처분하여 고의적으로 파산하려는 경우에는 신청 기각 뿐만 아니라 사기파산죄, 과태파산죄 등의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제도가 채무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채권자의 막대한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법원 및 관계자들이 채무자와 채권자의 이익을 적절히 보호하는 균형 잡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이로 인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신동철 법무법인 유앤아이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둔산 리빌딩’…대전 둔산 1·2지구, 재건축 움직임 본격 시동
  2. 29일 대전 유성구 일대 정전…엘리베이터 갇힘 등 신고 24건
  3. 대전 치매환자 등록률 46% 전국광역시 '최저'…돌봄부담 여전히 가족에게
  4. 중진공 충남청창사 15기 입교 오리엔테이션 개최
  5. 천안시, 석오 이동녕 선생 미공개 친필자료 담은 전자책 발간
  1. 천안문화재단, 천안예술의전당 전시실 대관 공모 신청 접수
  2. 천안고용노동청, 청년 취업지원 활성화를 위해 10개 대학과 업무협약
  3. 천안시도서관본부, '제61회 도서관 주간' 맞아 다채로운 행사 풍성
  4. '산불 복구비 108억, 회복은 최소 20년'…대전·홍성 2년째 복구작업
  5. 아이 받아줄 사람 없어 '자율 귀가'… 맞벌이 학부모 딜레마

헤드라인 뉴스


`산불 복구비 108억, 회복은 최소 20년`…대전·홍성 2년째 복구작업

'산불 복구비 108억, 회복은 최소 20년'…대전·홍성 2년째 복구작업

2023년 대형산불 발생에 대전과 충남 홍성에서 2년째 복구작업 중으로 이들 지역 산림 복구비용만 총 108억 원가량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많은 복구비뿐 아니라 불에 탄 산림과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만 20년 이상이 걸리지만, 최근 10년간 충청권에서 발생한 산불 원인은 입산자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가 가장 많았다. 30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2023년 4월 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로 당시 축구장 약 800개 면적과 맞먹는 646㏊의 숲이 불에 탔다. 나무를 심어 숲을 복원하는 조림 등 인공복구가 필요한 37㏊에 대해 대전시와..

제4인터넷은행 탄생하나 대전 시선 집중
제4인터넷은행 탄생하나 대전 시선 집중

대전에 본사를 두기로 대전시와 협약을 맺은 한국소호은행(KSB)이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하면서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 은행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위원회는 지난 25~26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4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심사에 착수한다.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비롯해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거쳐 오는 6월 중 인터넷은행의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인가전에 뛰어든 곳은 '한국소호은행'을 비롯해 '소소뱅크', '포도뱅크', 'AM..

4월부터 우유, 맥주, 라면 등 `줄인상`
4월부터 우유, 맥주, 라면 등 '줄인상'

4월 1일부터 우유와 맥주, 라면, 버거 등의 가격이 동시에 인상된다. 올해 이미 커피와 과자, 아이스크림 등이 오른 상태에서 다수 품목이 연이어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4월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맥주와 라면 등의 가격이 줄인상 된다. 우선 편의점에서는 4월 1일 오비맥주와 오뚜기 라면·카레,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음료, 롯데웰푸드 소시지 등의 가격이 오른다. 가정용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 오비맥주 카스는 병과 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꽃샘추위 이겨낸 야구 열기…한화생명 볼파크 세 번째 매진 꽃샘추위 이겨낸 야구 열기…한화생명 볼파크 세 번째 매진

  • ‘어떤 나무를 심을까?’ ‘어떤 나무를 심을까?’

  • 시와 음악을 동시에 즐긴다…‘명시명곡 속 대전’ 개최 시와 음악을 동시에 즐긴다…‘명시명곡 속 대전’ 개최

  •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첫 매진 한화이글스 홈 개막전…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첫 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