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친절은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모든 비난을 해결한다. 얽힌 것을 풀어헤치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하고, 암담한 것을 즐거움으로 바꾼다"고 하였고, 볼프강 폰 괴테는 "사람은 남을 칭찬함으로써 자기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자기를 상대방과 같은 위치에 놓는 것이 된다"라고 하였다.
이외에도 친절은 미소를 보내는 것, 밝은 표정을 짓는 것, 말을 부드럽게 하는 것 외에도 친절의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다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인사하는 것, 칭찬을 해주는 것, 기회나 장소를 양보하는 것, 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을 나누어 주는 것, 갈마동 하나은행 아가씨처럼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내려갈 때 어르신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상대방의 고충을 같은 심정으로 들어주는 것 등 다양하다.
필자는 갈마동 갈마아파트에 살고 있다.
우리 아파트 주변엔 온누리 신협도 있고, 축산 농협도 있으며 가까이에 하나은행도 있다.
필자는 이 세 곳을 자주 방문한다. 할 일이 없어 무료하기 때문이다.
온누리 신협에 가면 출입문을 여닫아주는 안내 직원도 있고, 창구에 있는 여직원의 미소가 일품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사장을 만나게 되면 손수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어 두 손으로 준다. 이사장이 뽑아주는 커피맛이야말로 그렇게 입맛에 맞을 수가 없다. 거기에다 얼마든지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아름다운 아가씨의 미소를 바라보며 커피 마시는 모습을. 그래서 이곳을 매일 출근을 한다.
그리고 갈마프라자 2층에 있는 축산농협.
역시 창구를 지키는 아가씨들은 미소를 머금은 얼굴에 친절이 플러스 돼있다.
5만원 권을 5천원 권 지폐로 바꿔 달라고 하면 새 지폐를 고르는 손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오다가다 만나게 되면 인사를 하는 지점장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갈마동 하나은행 직원들의 친절에 방점을 찍고 마무리 하자.
갈마동 하나은행 지점은 오르내리는 계단이 가파르다. 넘어지면 그대로 하나님 품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계단이다.
버스 무료승차권 발급은 하나은행에서만 취급한다. 그래서 이곳을 찾았다. 번호표를 뽑아주는 청원경찰도 친절했다. 번호표를 뽑아 주면서 "앉아계시면 순서가 될 때 알려주겠다"고 하였다. 그가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아 얼마를 기다리고 있으니 차례가 되었다고 1번 창구로 가라 일러 주었다.
미소를 띄고 어서오라고 하는 아가씨의 웃는 모습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 못 쓰게 된 무임승차권을 내주고 신분증을 제시하였다. 아가씨가 체크 해주는 곳에 이름을 쓰고 서명하였다. 건네는 말씨가 그렇게 상냥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커피 쿠폰을 두 장 서비스로 주었다. 공짜로 받아서가 좋은 것이 아니라 친절한 말씨에 아가씨의 목울대를 타고 나오는 음색(音色)이 가미되었기에 기분 좋게 들렸던 것이다. 그 아가씨가 바로 박주현 대리였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일을 마치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는데 어떤 아가씨가 달려와 손을 잡아주는 것이었다. 직원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는 명찰을 보니 박지나 대리였다. 아무래도 위험하게 보여서 달려 나왔다는 것이다.
이곳 하나은행 갈마지점은 드나드는 곳이 두 곳이다. 한 곳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길이고, 또 다른 곳은 필자가 건강을 과시하기 위해 다니는 계단인 것이다.
필자는 망구를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하루에 1만 5000 보 이상을 걷고, 가급적이면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그렇게 건강을 과시하고 다니는데도 박 대리의 눈에는 위험하게 비췄던 모양이다.
즐거운 농담을 건넸다.
"내일도 또 올 텐데 손을 잡아주겠느냐"고.
구태여 이곳 두 여직원들의 이름을 밝힌 이유는 내 DNA가 그렇게 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안하면 내가 또 다른 병에 걸리기 때문이다. 칭찬을 하려면 화끈하게 해야 된다는 DNA.
그래서 나는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되었던 것이다.
이보시오. 하나은행 김수왕 갈마동 지점장님.
직원들 교육 잘 시켜서 이렇게 즐거운 생활 하였소. 차 한 잔 합시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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