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날] 금융권, '밸류업' 경쟁 넘어 '상생' 의미 다시 되새겨야

  • 경제/과학
  • 금융/증권

[금융의날] 금융권, '밸류업' 경쟁 넘어 '상생' 의미 다시 되새겨야

10월 29일 금융의 날 맞이한 금융권
올해 금융권의 핵심 가치는 밸류업
주주가치 제고 넘어 상생금융 필요

  • 승인 2024-10-28 18:10
  • 신문게재 2024-10-29 5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140718297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월 29일 '금융의 날'을 맞아 금융권이 상생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밸류업 및 주주가치 제고가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핵심가치로 떠오르면서, 어느덧 상생보다 수익을 추구한 주가 부양책이 전면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고물가로 민생경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상생금융'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의 날은 금융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금융의 역할과 책임을 되새기며, 금융권 종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날이다. 1973년 3월 30일 저축의 날로 시작해, 2017년부터 10월 마지막 화요일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금융의 날을 맞이한 금융권은 최근 3분기 실적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실적발표를 한 KB·신한·우리금융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총 24조 6301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23조 5869억 원)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하나금융까지 더하면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실적은 대출 증가세가 견인했다. 최근 DSR 규제 강화를 비롯한 각종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수요가 급격히 몰린 것이다. 높았던 시장금리가 최근 하락했지만, 대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이자이익도 커졌다.

결국 금융권으로 시중의 돈이 몰리면서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은 역대 최대 수준을 갱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상향 등 주가 부양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업가치 제고 방안과 주주환원 정책 홍보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이맘때도 장기화한 고금리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융권의 핵심 가치는 올해와 다른 상생금융이었다. 금융권이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 배당과 성과급을 대폭 늘리자 서민들의 종잣돈으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은행의 초과이익을 일부 환수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하는 이 법안은 금융회사의 순이자수익이 직전 5년 평균의 120%를 초과하면 해당 초과분의 40% 이내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통령실도 연일 은행권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18개의 시중은행은 비용을 분담해 소상공인 지원과 이자 감면 프로그램 등 2조 원 규모의 민생금융을 펼치기도 했다.

횡재세 도입을 두고선 경제 원리 원칙 위배와 같은 반론이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금융권이 고금리·고물가의 이중고를 견디는 서민들을 위해 상생금융의 가치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엔 현재도 이견이 없다.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에 따라 은행들의 수익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금융권도 고통 분담의 차원에서 다양한 민생금융을 펼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금융권은 다른 산업보다 다소 여유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금리가 오르던 시기와 비교해 체감할 수 있는 만큼 금리가 내려가는 건 언제나 더디다. 대다수의 국민이 고금리와 고물가로 힘든 시기이기에 금융권도 여기에 공감하는 정책들을 더 많이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심효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