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유성장로교회 창립 70주년 기념 나태주 시인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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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유성장로교회 창립 70주년 기념 나태주 시인 특강

류기열 유성장로교회 담임목사와 시와 신앙,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 나누다

  • 승인 2024-10-28 00:49
  • 수정 2024-10-28 09:45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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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이 유성장로교회(담임목사 류기열) 창립 70주년을 맞아 10월27일 오후 4시 유성장로교회 본당에서 신앙 간증 특강을 했다.
“할머니들은 젊은 나태주를 알고, 어린 아이들은 늙은 나태주를 압니다. 제가 원조 나태주입니다(하하하).”

나태주 시인이 유성장로교회(담임목사 류기열) 창립 70주년을 맞아 10월27일 오후 4시 유성장로교회 본당에서 신앙 간증 특강을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해 교인들을 폭소하게 했다.

“제가 차 운전을 못하는 이유가 제 이름에 있습니다. ‘나태주’는 ‘나를 태워주세요’의 줄임말이에요(하하하). 그래서 오늘도 부목사님이 저희 부부를 데리러 와주셨죠. 감사할 따름입니다.”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발언으로 신자들을 웃음 짓게 한 나태주 시인은 “저는 15세부터 80세까지 65년 동안 시를 썼는데 시에 대해 할 이야기는 많지만 교회에 와서는 너무나 조심스러워 목사님 기도시간에 ‘제가 오늘 제발 헛소리 안 하게 해주세요’하고 기도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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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열 유성장로교회 담임목사가 나태주 시인을 소개하고 있다.
나 시인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사람들이 서점에 많이 가게 되면서 덩달아 제 시집도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제가 62세 때 초등학교 교장 퇴직을 한 달여 앞두고 죽을병에 걸려 6개월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하나님 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밀지 마십시오. 떨어져요’ 이렇게 기도하기도 하고 ‘하나님의 오른팔로 붙잡아주십시오. 힘있고 향기롭고 의롭고 아름다운 손으로 잡아주십시오’라고도 기도했죠. 급하니까 살고 싶었습니다. 제 아내가 아플 때는 더 급한 기도를 드렸죠.하나님 저 사람 안 살려주시면 저도 죽을 거에요.’ 이렇게 하나님께 협박기도도 했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참 곤란해지셔서 저를 살려내주신 것 같아요(하하하).”

나 시인은 “2007년 8월20일 6개월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하던 날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덤으로 얻은 인생 그 후로 시집도 일 년에 20권씩 내고 한국시인협회장도 되고, 나태주 문학관도 생기고, 전국 각 곳에 특강도 다니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저를 이렇게 쓰시려고 살려주셨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저처럼 까칠하고 싸가지 없고 의심 많고 모난데 많고 도마와 같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저를 살려주신 기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죽음이 우리를 찾아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죽음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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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이 유성장로교회 교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나태주 시인 옆은 나 시인의 부인 김성례 권사.
나 시인은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기도해주고 염려해주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평생동안 저를 살뜰히 보살펴 준 제 아내 김성례 권사와 함께 이 곳 유성장로교회에 와서 같이 찬양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또 “사는 게 참 어렵고 힘든데 이 어려운 세상에서 어디에 기대어 살까 생각해보면 역시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하는 게 참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나 시인은 이어 “사람은 누구나 다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데 있지도 않은 금수저 같은 말을 꺼내는 게 기분이 나쁘다”며 “이전의 나는 죽고 오늘 나는 새로 태어나는 것이고 첫날이고 첫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 시인은 또 “저는 저의 시가 최고급의 시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될수록 쉽고 읽기 편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의 시를 읽고 제가 시를 썼을 때의 느낌을 함께 해주시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나 시인은 “그런 점에서 저는 독자와 하나가 되기를 소망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결코 제가 유명한 시인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저의 시 또한 유명한 시가 되라고 요구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가서 그들의 조그만 손수건이 되고 꽃다발이 되고 그들의 어깨에 조용히 얹히는 손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저의 시는 짧아질 만큼 짧아져야 하겠고 단순해질 만큼 단순해져야 하겠고 쉬워질 만큼 쉬워지되 그 바탕만은 인간 정서의 근원에 가 닿는 그런 시가 되기를 주문한다”며 “그러면서도 끝까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성의 회복이고 독자와의 교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태주 시인의 대표시 모음집 <사랑에 답함>에서도 “독자들을 위한 시, 독자들을 울리는 시,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 독자들과 함께 하는 시가 오래 살아남는 시가 된다”고 밝혔다.

나 시인은 또 “‘향기시집’에 이어 어르신들 치매 예방에 좋은 ‘퍼즐 시집’도 낼 예정”이라며 “내년 3월에는 공주 풀꽃문학관 뒤에 나태주문학관이 개관하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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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열 유성장로교회 담임목사는 교회 창립 70주년을 맞아 나태주 시인을 초청해 은혜로운 간증을 듣게 됨을 감사하며 축복의 말을 전했다. 다.
류기열 담임목사는 “나태주 시인님의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고, 다음에 또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늘 저희 유성장로교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특강해주신 나태주 시인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영육간에 더욱 강건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써주시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나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공주사범학교 졸업 이후 한국방송통신대학과 충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생활을 하고 2007년 공주 장기초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시인이 됐다.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 이후 산문집 <시골사람 시골선생님>,<꿈꾸는 시인>,<혼자서도 꽃인 너에게> 등 다수가 있다. 동화집으로 <외톨이>,시화집으로 <선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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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 부인 김성례 권사가 함께 찬송을 부르고 있다.
그동안 흙의 문학상, 충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 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유심작품상, 난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충남문인협회장, 공주문인협회장, 충남시인협회장, 한국시인협회 부회장(심의위원장), 공주문화원장, 한국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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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과 필자와 나 시인의 부인 김성례 권사가 나 시인이 특강을 마친 후 유성장로교회 본당에서 함께 기념촬영했다.
2014년 공주에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설립·운영하면서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시인상을 제정해 시상해왔다. 2019년 제30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2020년 제31회 김달진문학상(시 부문)을 수상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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