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서 열린 집회서 교사들이 유보통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전교조 제공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 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 중 하나인 유보통합 전면 철회를 비롯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 사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엔 주최 측 추산 3500명가량이 참여했다.
전교조는 현장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유보통합 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내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충청권 교사들 역시 정책 추진의 속도보단 방향이 중요하고 현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의 한 공립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곽순일 교사는 "교사들은 질 높은 수업을 하고 어린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지만 교육부는 교사의 열정을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해 주기는커녕 교사의 정체성과 유아교육의 정체성마저 뒤흔들고 있다"며 "유럽국가들은 국공립 비중이 70%가 넘어가고서야 성공적인 유보통합이 가능했지만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사립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유보통합에 투입되는 예산과 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진명선 전교조 유아교육위원장은 "교육부가 예산과 인력이 없는데 교육청과 유치원이 알아서 감당하라며 유보통합을 강행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예산도, 인력도, 사회적 합의도 부족한 졸속 유보통합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6월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발표했지만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노조·단체는 예산과 인력 등 정작 중요한 부분은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무엇보다 현장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공동집필로 참여한 '대한민국 교육트렌드 2025' 유보통합 섹션에서 "유보통합을 위한 향후 과제로 우선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과 갈등 조정을 위한 소통강화가 필요하다"며 "해방 이후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이원화돼 분리 운영돼 온 긴 역사를 고려할 때 유보통합은 갈등 수준이 매우 높은 난제에 속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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