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상품권. 출처=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
인구 비중이 4.6%, 지역내총생산이 3%인 대구에 유독 집중된 것인데, 특히 온라인보다 지류(紙類: 종이) 상품권 사용이 더 많은 데다, 일부 업체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의 실체가 구체화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온누리상품권 전국 월평균 총매출은 320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구가 24%로 가장 많았고, 서울(22%), 부산(14%), 경기(7%), 경남(6%), 경북(5%), 대전(3%), 광주(3%), 전북(2%), 울산(2%), 인천(2%), 전남(2%), 충남(1%), 충북(1%), 강원(1%), 제주(1%), 세종(0%) 순이었다. 경기도 등 광역지자체별 지역사랑상품권이 활발한 지역을 제외하면 대체로 인구 또는 지역내총생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대구만 유독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두드러졌다는 게 장 의원실의 설명이다.
특히 대구를 제외한 영남권 주민들도 대구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쓰는 현상이 뚜렷했다. 비영남권에서는 대부분 지역별 온누리상품권 발행액과 매출액의 비율을 비슷했으나, 부산과 경남, 경북에서는 지역에서 발행된 금액 비율 대비 매출비율이 낮았다.
장철민 의원은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대구 쏠림 현상에 대해 물었더니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납득이 잘 안된다. 실태조사를 엄하게 해서 문제 되는 것을 위법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모·아들·부를 대표로 등록했고 모두 대구 팔달신시장 내 채소가게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세 가맹점 명의로 매월 평균 192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했고, 지류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고려하면 매월 10억원 정도가 이 가족에 흘러간 셈이다 .
이들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내부 장부상 거래를 허위로 일으켜 서류상 매출을 만들었고 외부에서 다량의 온누리상품권을 끌어온 뒤 환전해 현금화했다고 장 의원실은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온누리상품권 매출 순위 4위와 6, 7위 업체가 있는데, 6곳을 합치면 온누리상품권 매출 순위 1위부터 7위 중 6개 업체가 유통한 지류 온누리상품권은 올해만 1214억원으로 전체 유통량의 10%에 달한다 . 특히 6 곳 모두 거래추적이 불가능한 지류 온누리상품권만 사용했고, 모바일·카드 상품권 매출은 0원이었다. 소진공은 불법을 확인하고 환전을 정지한 상태다.
장철민 의원은 "동네 시장상인들의 꼼수 수준으로 보기엔 규모도 크고 유형도 아예 다르다. 법인자금으로 대량 구매한 후 현금화해 빼돌리는 돈세탁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방식으로 정책 집행이 되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이 전액 삭감을 주장하는 지역화폐보다 온누리상품권이 좋다는 정부의 논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내년 5조 5000억원 온누리상품권 예산 확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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