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A 대학 노조가 B 총장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올해 4월 17일 회식 자리 중 유성구의 한 노래방에서 B 총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후에도 4월 18일과 22일, 23일 등 근무시간, 회식 중 총장실과 총장관사, 차량 내에서 B 총장이 수차례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 퇴임했던 A 대학의 전 부총장에게 두 차례 폭행까지 당했다는 것이다.
이날 노조는 A 대학 이사장 역시 문제를 알고도 묵인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A 대학 노조원이자 퇴직 교수인 D 씨는 "이사장이 5월 17일에 피해 여교수에게 성추행 사건을 직접 보고받았음에도 외부에 밝혀지면 신문 1면 감이라는 말만 할 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더 나아가 관련 문제로 총장이 제출한 사직서까지 수리하지 않고 돌려줬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직장 내 성적 괴롭힘"이라며 "상급자인 총장이 하급자인 여교수를, 그것도 계약직인 비정년 트랙 교수를 대상으로 성추행을 한 것이다. 비정년 교수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 대학 노조의 성추행, 폭행 주장에 대학 전 부총장과 다른 교수가 반박하고 있다. /사진=정바름 기자 |
E 씨는 "학내에서 성추행 신고를 정식적으로 받은 적도 없고 C 교수는 인권센터의 진상조사에 응하지 않고 서면질의에 답변도 안 했다"고 꼬집었다. 전 부총장 역시 "폭행 건도 여교수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 조사에서도 쌍방으로 인정 받았다"며 "B 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도 사실무근이지만, 대학 입시 기간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알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배경에는 대학 내 법인의 이권 싸움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B 총장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C 여교수와 퇴직 교수인 D 씨가 공모해 허위사실에 근거한 성추행사건을 만들었다"며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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