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녹지공간과 나성동 중심상업구역, 이응다리와 금강 일대, 정부세종청사까지 다양한 정원·공원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 찾기가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행복청 제공. |
민주당의 플랜 B는 박람회 개최 유무와 시기를 재검토하고, 이에 앞서 '지방정원과 국가정원' 우선 등록으로 향한다. 최 시장이 최근 검토 중인 플랜 B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그는 오는 10월 말까지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통해 새로운 플랜 B를 제시할 예정인데, 외형상 개최 시기를 2026년 가을(하반기)로 연기하는 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기왕에 확보한 국비 77억 원을 살릴 수있는 방안이란 판단에서다. 이는 올해 말 정기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안고 있다.
민주당의 플랜 B는 국내 1·2호 국가정원인 전남 순천만과 울산 태화강 사례로 볼 때, 생각해볼 부분이 적잖다.
전국적으로 국가정원 2곳과 지방정원 11곳(최근 구례 지리산 정원 추가 등록 포함)이 각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사진=산림청 제공, 중도일보 재구성. |
세종시는 2개 도시의 선행 사례 틈새에서 2022년 제3회 정원산업박람회를 유치했고, 미래 로드맵과 방법론을 놓고 첨예한 이견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국립세종수목원과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중앙공원, 호수공원이란 기본 인프라 활용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를 놓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지방·국가정원 등록 로드맵은 2020년 상병헌(아름동) 시의원에 의해 처음 수면 위에 올라왔다. 2019년 국가정원으로 등록된 울산시 태화강을 언급하며, 이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가 5000억 원이 넘는다는 연구보고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지방에 이어 국가정원 등록(중앙공원 2단계 대상)이 미래 중앙녹지공간의 운영비 부담 최소화와 미래 관광 자원화를 위한 해법이란 판단을 했다.
바통은 이춘희 시 정부가 2021년 하반기 기자회견을 통해 받았다. 명품 정원도시 조성을 향해 지방·국가정원 등록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이 요지였으나 실행 단계에 이르진 못했다. 상 의원이 추가 대안으로 내놓은 국가도시공원 지정 흐름도 실행력을 담보하지 못했다. 국가도시공원(국토부 주관, 총면적 300만㎡ 이상) 지정안은 국가정원(산림청 주관, 총면적 30만㎡ 이상)보다 까다로운 조건으로 파악됐다.
관련 법에 따른 지방정원 지정 요건. 사진=관련 법 조항 갈무리. |
이춘희 시장의 뒤를 이은 최민호 시장은 지방·국가정원 등록에 앞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최 시장은 시정에 복귀한 1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지방정원과 국가정원 등록,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세종시에 멋진 마을 정원과 학교 정원, 기업 정원, 아파트 정원, 농장 정원 등이 만들어지고, 자연스레 정원도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며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등을 하다 보면, 지방·국가정원 등록 요건을 저절로 충족할 수 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박람회는 이를 위한 과정이 아니다. 지방·국가정원 그 자체만으로 무슨 큰 실익을 얻을 수 있나"라는 견해를 내보였다.
국립세종수목원 기능 배치도. 수목원은 정원도시의 기본 인프라로 통한다. 사진=수목원 제공. |
2019년까지 국내 지방정원은 단 2곳에 불과할 정도로 쉽지 않았으나, 2020년부터 모두 11곳이 지방정원 등록이란 결실을 맺었다. 결과적으로 세종시가 타이밍을 놓친 사이 전남과 전북, 부산, 강원, 경남, 경북, 인천은 지방정원을 품에 안았다. 전남 구례군도 4년간 준비 과정을 거쳐 지리산 정원을 2024년 처음이자 유일한 지방정원으로 등록했다.
세종시의 중앙녹지공간 인프라를 고려하면, 지방정원 등록은 그리 어렵지 않은 과제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보면, 지방정원 지정 요건은 총면적 10만㎡ 이상, 이중 40% 이상의 녹지면적 확보를 기본으로 한다. 이에 더해 정원 조성이 가능한 체험시설(연간 이용 인원수를 고려한 규모 설정), 주차장 및 화장실의 편의시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을 위한 쉼터, 안내판, 음수대, 휠체어·유모차 대여시설 및 매점 등의 편의시설, 정보 제공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안내실 및 관리실 조직을 갖춰야 한다.
쉽게 말해 중앙공원 2단계(88만㎡ 규모) 부지의 약 1/8을 대상으로 지방정원 지정을 추진해볼 수 있었단 얘기다. 같은 조건에다 총면적 30만㎡ 이상으로 규모를 키워야 하는 '국가정원 지정'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부분이다. 국가정원 지정은 지방정원 등록 후 3년이 지나야 하고 관련 기준에 따른 품질 평가 점수가 70점 이상이어야 하며, 그때부터는 중앙정부인 산림청의 심의 문턱을 넘어야 가능하다.
울산에 이어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의 세번째(2022년) 개최지가 된 세종시. 사진=세종시 제공. |
최민호 시장과 집행부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국가정원 1·2호를 보유한 순천(순천만)과 울산(태화강)은 각각 2015년, 2019년부터 매년 최대 40억 원, 21억 원의 국비 지원을 받고 있다. 세종시 재정난 아래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와 같이 가야 할 실효성 있는 정책 과제임에 분명한데, 지방·국가정원 등록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다.
양측의 플랜 B가 가진 장점만을 살린다면, 2026년 하반기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 2027년 지방정원 지정, 2030년 세종시 완성기에 국가정원 등록이란 접점과 타협안을 그려볼 수 있겠다. 시민사회는 하루 빨리 어떤 식으로든 갈등과 대립을 종식하고, 미래 행정수도 위상의 세종시 건설에 한 뜻을 모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국가정원 지정 요건. 사진=관련 법 조항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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