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 승인 2024-10-24 17:35
  • 신문게재 2024-10-25 8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41024_053529308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에서 대전중부경찰서 서대전지구대가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를 출범하는 위촉식이 개최됐다./사진=최화진 기자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일선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매년 감소하는 규모와 고령화로 존치 위기에 놓여 있었다"며 "이번 'MZ 자율방범대' 위촉을 통해 공동체 치안이 더 탄탄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41024_053359568
23일 오후 7시 서대전지구대 'MZ 자율방범대'가 문화동 일대에서 첫 순찰을 돌고 있다./사진=최화진 기자
찬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가을 저녁, 위촉식을 마친 신입 대원들의 첫 순찰이 시작됐다. 중구 문화동 골목은 기존 자율방범대원들과 6명의 신입 대원들이 켠 안전의 불빛으로 밝게 빛났다.



소위 'MZ 자율방범대'라고 불리는 이들의 평균나이는 25세로,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19세부터 경찰을 준비하는 29세까지 20대로 구성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경찰 준비생이었다. 평소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망했던 신입 대원들은 지구대원과 함께 걸으며 "경찰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보니 동기부여가 된다"며 설레하기도 했다.

"오늘은 별일 없으셨어요?"

10년 넘게 근무한 기존 방범대원이 능숙하게 영업 중인 식당에 들어가 사장님께 안부를 묻는다. 신입 대원들은 어색해하는 듯하면서도 그 뒤를 든든히 지키고 서 있었다.

정태양 신입 대원은 "지역 순찰이라는 임무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는데, 다른 대원들이나 시민들과 편하게 소통하는 분위기에 긴장이 많이 풀어졌다"며 "동네를 지킨다는 뿌듯함과 열정에 추운지도 모르겠다"고 첫 순찰 소감을 밝혔다.

MZ 자율방범대가 위촉되기 전 문화1동 자율방범대의 막내를 맡고 있던 51세 A 씨는 "자식뻘의 신입 대원들이 들어와 기대 반 걱정 반이다"라며 "20대 신입 대원들의 유입은 지역 치안 강화뿐만 아니라 세대 화합에 있어서도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신입 대원이 유입된 자율방범대 미래에 기대를 표했다.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자율방범대는 그간 대원 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중부경찰서 자율방범대는 최초 500여 명의 인원에서 현재 411명으로 20%가량이 감소했고, 평균 연령 60대에 가까운 고령화를 맞이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자율방범대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서대전지구대는 자율방범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초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MZ 자율방범대를 신설했다. 젊은 대원들의 유입을 통해 지역 안전지수를 높이고 자율방범대를 강화해 존속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지만, 시민들이 안전을 피부로 와닿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MZ 자율방범대 위촉이 대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켜 주민 참여 치안의 새 장을 열길 바란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설] '폭행 사건' 계기 교정시설 전반 살펴야
  2. 금산 무예인들, '2024 인삼의 날' 태권도와 함께 세계로!
  3. 화제의 대전 한국사 만점 택시… "역경에 굴하지 말고 도전했으면"
  4. 학하초 확장이전 설계마치고 착공 왜 못하나… 대전시-교육청-시행자 간 이견
  5. 대전용산초 교사 사망사건 가해 학부모 검찰 기소… 유족 "죄 물을 수 있어 다행"
  1. [국감자료] 교원·교육직 공무원 성비위 징계 잇달아… 충남교육청 징계건수 전국 3위
  2. [사설] CCU 사업, 보령·서산이 견인할 수 있다
  3. 산업용 전기료 내일부터 9.7% 인상… 지역 중소기업들 '발등에 불'
  4. 대전·세종·충남지역 소비자심리지수 개선…집값 전망은 위축
  5. [목요광장] 지역축제는 질적 성장 구축중

헤드라인 뉴스


산업용 전기료 내일부터 9.7% 인상… 지역 중기 `발등에 불`

산업용 전기료 내일부터 9.7% 인상… 지역 중기 '발등에 불'

산업용 전기요금이 24일부터 평균 9.7% 인상된다. 대기업이 주로 쓰는 전기료가 10.2%, 중소기업은 5.2% 오르는 것인데, 경기침체로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인상 방안을 보면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

특별교부세 확보 잇따라 … 대전 교육계 현안 탄력
특별교부세 확보 잇따라 … 대전 교육계 현안 탄력

교육환경 개선과 시설 노후화 해소 등 해묵은 대전 교육계의 각종 현안이 탄력을 받게 됐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교육부 하반기 특별교부세를 잇따라 확보하면서 나오는 기대감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대덕)은 이번에 23억 3500만 원을 따냈다. 세부적으로는 이번 교육부 특교세는 △동도초 천장교체(석면철거) 8800만원 △중원초 체육관 개보수 10억 5500만원 △신탄진고 체육관 전면 보수 11억 9200만원 등이다. 박정현 의원은 "교육부 특교세가 확보됨에 따라 대덕구 내의 교육여건 개선이 이루어지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세종시 중학생 `타 지역 고교 유출` 해마다 증가세
세종시 중학생 '타 지역 고교 유출' 해마다 증가세

세종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타 지역 고교 유출이 상승 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30·40 젊은층 부부의 거주지 선택 1순위가 자녀 교육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세종시교육청의 정책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인호(더불어민주당·보람동) 세종시의원은 10월 23일 오전 보람동 시의회청사에서 열린 제93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현주소를 짚으며 문제점 개선을 요구했다. 유 의원이 이날 공표한 자료를 보면, 졸업 후 타 지역 고교에 입학하는 중3 학생 수는 2020년 67명, 2021년 79..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