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용산초 교사 사망 1주기 추모 공간. |
23일 대전교사노조·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유족은 검찰 수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7월 1일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지 4달여 만이며 경찰에 가해자를 고소한 지 1년여 만이다.
검찰은 유족이 고소한 가해자 중 A 씨에 대해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A 씨 남편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A 씨는 2019년 담임교사였던 순직교사에게 수차례 악성 민원을 넣고 학교폭력과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실이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조사가 진행되는 내내 순직교사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게 유족과 동료들의 전언이다.
노조와 순직교사의 법률대리인은 이번 검찰의 기소 결정은 교권 침해 가해 학부모에 대한 첫 형사처벌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 기소 시 무죄율이 1심은 1% 미만, 2심은 2% 미만이라는 것이 그 근거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이번 기소에 가해 학부모의 공무집행 방해 혐의와 관리자의 직무유기에 대한 부분은 모두 불기소 처분 결정이 나면서다. 노조는 "교권침해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악성 민원과 부당한 간섭은 교사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없게 하고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사안인데 이 부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며 "관리자에 대한 불기소 처분은 교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교사들을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할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과소평가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맡은 유족의 법률대리인인 박상수 변호사는 "많은 혐의 중 명예훼손 혐의만 기소돼 아쉽지만 그래도 작년에 순직하신 선생님들 중 유일하게 가해자가 단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조금의 희망을 새겨본다"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관심 갖고 그들의 행동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순직교사의 유족도 노조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유족은 "많이 걱정했는데 검찰에서 꼼꼼히 살펴주셔서 감사하다. 어찌됐든 죄를 물을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당시의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처분이 없다는 것은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위원장은 "선생님의 순직 인정이 교권보호에 대한 울림이 됐듯 형사재판 결과도 정당하게 나와 교권보호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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