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3일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
산업용 고객은 약 44만 세대로, 한전 고객(약 2500 만 세대)의 1.7% 수준이지만 전력 사용량은 53.2%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번 전기료 인상으로 전체 요금의 5%가량 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 판매 수익이 연간 단위로 약 4조 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민 경제 부담과 생활 물가 안정 등 요인을 고려해 주택용과 음식점 등 상업시설에서 쓰는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한다고 설명했다.
최남호 차관은 브리핑에서 "상대적으로 부담 여력이 많다고 판단한 수출 대기업이 고통을 분담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산업용 중심으로 올렸다"며 "올해 들어 수출이 계속 좋았던 상황이고, 전반적 산업생산지수도 제조업 부문이 우수해 부담 여력 있는 데서 부담하는 게 전체 국가 경제 차원에서 좋지 않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한전의 심각한 재무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결정됐다. 러·우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를 전후로 한 2021~2023년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연결 기준 43조 원대의 누적 적자를 안고 심각한 부채 위기를 겪고 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중소기업들이다. 대기업의 절반 수준인 전기료를 인상해도, 기업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대기업들의 얘기고, 중소기업까지는 낙수효과가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현재도 경영난을 겪는 상황인데, 전기료까지 오르면 이중고에 빠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전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의 경우, 이달 기준 매출실적이 상반기 평월대비 3분의 1이 줄었다고 말할 정도로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여기에 당장 내일부터 전기료까지 오르면 지역 중소업체들의 경영난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과 관련 없이 내수를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일부 업체의 경우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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