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꽃밭과 노지 주차장으로 남아 있는 세종시 나성동 백화점 부지 현황. 사진=김효숙 의원실 제공. |
임시 주차장은 비가 오면 침수 문제를 노출하고 있고, 꽃밭은 무늬만 유지한 채 세종시민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다. 경기 침체기와 백화점 트렌드 퇴색 등의 외부 요인만 탓하기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본부, 세종시 등 3개 기관의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유인 효과가 큰 백화점과 같은 시설 부재는 도시의 공실 심화와 역외 유출 전국 1위 지표란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
김효숙(더불어민주당·나성동) 세종시의원은 10월 23일 오전 10시 시의회 청사에서 열린 제93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에 올렸다. 세종지방법원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행정수도 세종' 완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도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는 백화점 유치와 관련한 국면 전환을 촉구했다.
세종시민들의 카드 사용 금액, 즉 소비력은 높지만, 소비 지역은 역외를 향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김효숙 의원실 제공. |
소비의 초점이 요식업에 이어 오프라인 유통업에 맞춰지고 있는 만큼, 백화점 등의 부재가 세종시의 이 같은 결과에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기업의 소극적인 투자로 이어져 도시 경제 생태계의 심각한 위기를 몰고 온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백화점 부지, 2020년 이후 풀꽃과 주차장만 덩그러니= 지역의 핵심 상권인 백화점 부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다 보니, 어반아트리움(P1~P5) 거리와 도시상징광장 역시 활로를 못 찾고 있다. 엠브릿지 등 가까운 방축천 일대 상권도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총 6만여 ㎡ 백화점 부지에는 풀꽃과 주차장만 있을 뿐이다.
최고 50층 이하의 대규모 시설이 가능한 남부럽지 않은 규모이나 관계기관은 정보 공개부터 대책 마련까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행복청과 LH가 2020년 '행복도시 기능조정 전략 수립용역'을 진행했으나 문서로만 남아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는 단 1차례의 회의와 4번의 기업 면담만 가진 뒤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적 인식도 드러냈다.
김효숙 의원. 사진=시의회 제공. |
김효숙 시의원은 "유통업계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행복청은 지난 수년간 용적률 등 도시개발계획조차 변경하지 않은 채 기업이 나서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지금 시작해도 10년 이상 내다봐야 하는 쇼핑 시설 유치다. 2030년 해체가 예정된 행복청만 믿고 있기에는 백화점 유치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이 너무나 간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정지역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한발 물러서 있는 세종시의 적극 행정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한국형 화이트존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사진=김효숙 의원실 제공. |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와 같은 한국형 화이트존 제도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고밀도 복합단지 조성 과정에서 토지 용도와 밀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개념이다. 이는 중소형 테마파크 등 오락 시설과 숙박, 상업시설 등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총망라한 혁신적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인천 송도의 롯데몰이 10년에 걸친 추진으로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줄인 방식도 언급했다. 예를 들어 백화점 부지를 개발하면서, 인근 상권과 브릿지 연결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제안이다.
김효숙 의원은 "기업의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도시 발전의 명확한 미래상으로 투자기업을 설득하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개편된 투자유치단이 진입을 주저하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신호를 줄 때, 광역생활경제권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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