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최적의 충남 후보지역 여건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것인가? 최근 영호남이 세몰이에 나섰다. 경남·북과 전남·북, 광주 5개 시·도지사에 이어 지난 11일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경찰학교의 남원 유치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남원 유치는 동서화합과 상생발전, 국토 균형발전의 모범사례가 된다는 것이 주장인데, 효율성을 따져야 할 설립 후보지 선정에 뜬금없이 영호남 '동서화합'이 튀어 나왔다. 누가 봐도 공정한 입지평가가 아닌, 정치적인 영향력 행사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치적 외압이 될 수 있다. 심히 불쾌하다"면서 깊은 유감을 나타낸 뒤, "정치적 논리로 흘러가선 안 된다" 고 강조했다.
남부권 유치나 동서화합 등 어떤 명분으로든 영·호남 6개 시도지사가 특정 지역 밀어주기 성명을 발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전국에서 47개 지자체가 뛰어들 정도로 치열했지만 이제 이해관계를 떠나 해당 지역에 맡기는 자세가 미덕이다. 선의라도 본의 아니게 악의처럼 될 수도 있다. 전북 내 다른 지자체가 연대하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제2중앙경찰학교 충남(아산·예산) 유치'를 공식 건의한 취지와도 물론 다르다. 충남엔 경찰인재개발원, 경찰대학, 수사연구원 등이 있다. 충북 충주 소재 중앙경찰학교와의 연계성도 좋다. 시설 집적화나 콘텐츠, 재정 효율성, 교육대상자 편의 측면의 강점이 풍부하다. 서로 우리 고장에 끌어오려는 '핌비' 요소를 싹 소거한 객관의 눈으로도 그렇다. 충남 두 지역 모두 개발제한 요소가 없다. 대한민국 경찰 본산으로 신속한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부지 실사, 지자체 면접 등 최종 선정을 위한 절차에도 철저히 대비해 충남에 제2중앙경찰학교를 품을 수 있길 기대한다.
유치전에 뛰어든 충남 아산과 예산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공통의 과제가 주어졌다. 본격적인 샅바 싸움이 '집안싸움'이 되지 않게 유의하면서 입지 여건의 유리함을 끝까지 잘 부각시켜야 한다. 예산과 아산은 각각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당위성을 알리는 국회 토론회를 연이어 진행한다. 예산의 경우, 유치 전략을 발제하고 범군민 퍼포먼스까지 진행했다. 아산은 충청·호남·영남권의 연결 거점이라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이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아산경찰병원의 조속한 건립과 현장경찰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대폭적인 교육 인프라 확충을 언급했다. 아산 경찰병원 건립과 유치전이 치열한 경찰학교 설립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병원과 관련해 병상 규모를 줄여 착수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타 통과를 위한 규모축소 우려다. 500병상 이상은 꼭 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찰청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최적지 충남도는 '솔로몬의 지혜'로 둘로 나뉜 후보지역들과 머리를 맞대 영호남의 세몰이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정치적 세몰이를 극복해 나갈 정연한 논리와 대책마련이 뒤따라야 하겠다. <내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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