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교과서 연수 받으러 1박 2일 대전서 사천·통영까지? 일선 교사들 "이해 불가"

  • 사회/교육

AI디지털교과서 연수 받으러 1박 2일 대전서 사천·통영까지? 일선 교사들 "이해 불가"

교장·교감단 각각 연수… 총 예산 1억 원
일대 관광지 탐방하며 '청렴' 연수 병행도
연수 참여한 교장·교감 "예산 낭비 걱정"

  • 승인 2024-10-22 17:25
  • 수정 2024-10-22 17:51
  • 신문게재 2024-10-23 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1022171235
대전교육청이 실시한 AI디지털교과서 관련 연수 프로그램 내용.
2025년 도입을 앞둔 ‘AI디지털교과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대전 초등학교 교장·교감단이 1박 2일로 AI디지털교과서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선 교사들은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사 연수와 달리 경남 사천과 통영까지 가서 들어야 하는 연수냐며 비판했다.

22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관리자인 교장단과 교감단을 대상으로 한 AI디지털교과서(AIDT) 관련 연수가 이달 각각 진행됐다. 교장단 연수는 10월 10~11일 경남 사천과 전남 순천 일대, 교감단은 14~15일 경남 통영서 실시했다.

대전교육청 유초등교육과가 주관한 교장단 연수에는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 교장과 교육전문직 등 140여 명이 참여했다. 예산은 총 5500만 원가량이 소요됐다. 관광버스 6대를 임차하는 데 1000만 원가량이 들었으며 숙박 등 시설 임차에 2800만 원을 썼다.

연수는 첫날 오후 1시 50분부터 6시까지 '독서인문교육,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AI디지털교과서의 이슈와 대응', '교실혁명, 디지털 기반'을 주제로 진행됐다. 저녁 식사 후 분임토의와 사례 공유 시간을 통해 AIDT 기반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방안과 학교 독서교육 활성화 방안을 토의하는 것으로 계획됐지만 실제 분임토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참여 교장의 전언이다.



이번 연수는 AIDT뿐 아니라 청렴 소양 강화를 포함하며 지역을 탐방했다. 교장단은 연수 첫날 진주성을 방문해 '역사 속에서 찾은 청렴 이야기', 둘째 날 순천만국가정원을 방문해 '가을 정원에서 독서인문교육 역량 함양'을 각각 프로그램으로 짰다.

교감단 연수도 비슷하다. 동·서부교육지원청 공동 주관한 연수는 조선시대 군사유적지인 삼도수군통제영과 한산도 제승당을 각각 찾아 '역사 속에서 찾는 청렴이야기'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강사가 진행한 연수는 '디지털 전환과 미래교육의 변화', 'AI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교사의 역할 변화 및 깨어나는 교실'을 주제로 4시간가량 진행했다. 교감단 연수엔 5400만 원가량이 소요됐다. 교장·교감단의 1박 2일 연수에 총 1억 원 이상을 사용한 것이다.

일선 교사들은 이 같은 1박 2일 연수 진행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선 교사들은 원격과 집합 연수 7시간을 이수하고 있다. 연수는 주로 학교와 대전교육연수원, 대전교육정보원서 진행된다.

대전의 한 교사는 "AIDT 연수라면 연수원, 정보원 놔두고 왜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냐"며 "1박 2일 순천만 연수프로그램이 AIDT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연수에 참여한 교장·교감단도 연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역의 일부 교장·교감은 "오라고 해서 갔는데 연수 내용이 AIDT 문제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 "프로그램상 계획한 분임토의는 없었고 수다 같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였다",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학교 일도 바쁜데 여기 와서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예산이 낭비되는 것 같아 걱정이고 연수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과 동·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올해 초 역량강화 연수 계획이 잡혀 있었고 AIDT 현안이 중요해 주제를 정했다"며 "한 번에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법관 후보에 대전지법·고법 법관 3명 추천
  2. CJ그룹과 자회사 TVING, 동성애 미화 .조장하는 드라마 방영 계획 철회 촉구 규탄 기자회견
  3.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 유성장로교회 창립 70주년 맞아 특강
  4. "행정수도는 내게 맡겨" 세종시 19명 사무관, 공직사회 첫 발
  5. [사설] 스마트팜 청년농 육성… 정착 지원도 중요하다
  1. 9월 어류 3000마리 폐사했던 대전천 현암교 총대장균군 '득실'
  2. 대전과학기술대-청년내일재단 '지역청년 자립과 지역정착' 맞손
  3. [사설] 예산 정국 곧 돌입, 지역 현안 챙겨야
  4. 대한민국 최초 빠델 경기장, 대전 유성 봉산동에 오픈
  5. 정년 65세 시대 개막… 지역 경제계는 '기대반 우려반'

헤드라인 뉴스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대전 커피음료점 하나 둘 자취 감춘다... 매년 늘다 감소세로 전환

동네마다 새롭게 생기던 대전 커피음료점이 한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지역 상권 곳곳에 잇달아 문을 열면서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했고, 저렴함으로 승부를 보는 프랜차이즈 커피음료점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7월 기준 3213곳으로, 1년 전(3243곳)보다 30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커피음료점은 매년 급증해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던 2020년 7월 2415곳에서 2021년 7월 2731곳으로 증가..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3분기 실적 발표에 대전 상장기업들의 주가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 전망치가 위축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며 기대 심리를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전에 위치한 알테오젠의 주가가 이날 오전 장중 40만 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는 1년 전 보다 약 598%가량 급등한 수치다. 장이 마감하는 오후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약세로 돌아서며 3.5% 하락한 채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상승세는 여전..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소진공이 발행하는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이 심각하다는 지적과 티메프(티몬·위메프) 긴급경영안정자금 집행률 저조, 수요가 급증한 백년가게 사업 예산을 줄였다는 비판 등이 쇄도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경기 의정부 갑)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가 늘어나며 부정유통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건수 대부분이 지류 상품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2023년 적발 액수만 14..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철거예정 건물을 활용한 실전 위주 훈련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돌입 선포 기자회견

  •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