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0시께 대전천 일대에서 폐사된 어류들. (사진=정바름 기자) |
21일 대전시와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물고기가 집단 폐사됐던 9월 19일 대전천 상류인 현암교 부근 하천 용존산소량(DO)을 측정한 결과, 3.1ppm으로 확인됐다. 물속에서 생물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산소량이 떨어진 것으로 보통 용존산소량이 4~5ppm 이상일 때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다.
이런 가운데, 이미 어류가 폐사하기 2주 전인 9월 초부터 대전천 상류인 현암교 일대 수질이 악화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9월 수질 측정망 검사'를 통해서다. 지난 9월 3일 연구원은 3대 하천을 대상으로 17개 지점의 물을 채수해 수질을 측정했다.
확인 결과, 현암교 주변 하천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환경 기준상 '약간 나쁨'에 속하는 5.6㎎/l로 조사됐다. 현암교는 17개 지점 중 BOD가 가장 높게 나왔다. 수치가 높을수록 수질이 나쁜 것을 의미한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하천은 흐르면서 스스로 자정작용을 해 자체적으로 정화가 되는데, 유량이 적은 상태에서 쌓여있던 오염물질이 들어오면서 산소가 많이 소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천 수질에 영향을 주는 총 대장균군 역시 100㎖당 2만 9000개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총 대장균군은 5000개 이상일 때 나쁨 수준으로 본다. 암모니아성 질소(2.73㎎/l)도 인근 선화교(0.064㎎/l), 삼천교(0.127㎎/l)보다 많은 양이 검출됐다.
앞서 어류 집단 폐사 원인으로 대전시와 보건환경연구원은 8월 가뭄으로 대전천의 지속적인 유량 감소, 합류식 하수관로로 인한 오염물 유입 등을 꼽았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 달간 총 300㎜의 비가 쏟아진 반면 올해 8월 강수량은 총 87㎜에 불과했다. 당시 비가 내리지 않아 대전천 유량이 하천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감소한 상태였다. 오염물이 하천 바닥에 고이다가 어류가 폐사하기 전날인 9월 18일 저녁 시간당 40㎜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수질 악화로 용존산소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또 원도심은 우수와 오수가 분리되지 않는 합류식 하수관로가 설치된 곳이 대부분이다. 대전천 일대 하수관로에서 처리되지 못한 오염물 유입이 어류 폐사를 부추겼을 가능성도 높다. 현암교 일대가 대동천과 합류하는 지점인 만큼 대동천에서의 오염물 유입도 배제할 순 없다는 의견도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천은 건천으로 평소에도 유량이 적다 보니 조금만 오염물이 유입돼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현재 대전천 유량을 늘리기 위해 유지용수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수관로 분류식화와 오염물이 바닥에 고이지 않도록 일부 준설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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