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전지부가 9월 12일 개최한 대전문창유치원 유보통합 시범운영 철회 기자회견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부 제공 |
21일 대전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등에 따르면 대전문창유치원의 영유아학교(유보통합) 시범운영 철회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교사들은 구성원과 합의 없이 결정된 사안이라며 시범운영 신청 단계부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원장과 일부 교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사업 신청이 이뤄진 후 시범운영 유치원으로 선정됐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번 시범운영 선정 과정에서 계획서 제출 과정의 비민주성과 여름방학 기간 중 이뤄진 교육부의 졸속 공모·선정, 유보통합 졸속 정책을 지적했다. 지부에 따르면 원장은 사업 추진 의지를 부장 등 교사 3명과 협의했으며 이 과정에서도 우려가 제기됐지만 사업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나머지 교사 7명은 시범사업 계획서를 제출한 당일 시범운영에 대한 내용을 통보받았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계획서 제출 과정에서 교사 협의 과정 누락에 대해 원장에게 여러차례 문제제기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범운영 반대 교사와 전교조 대전지부는 앞서 9월 12일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고 사업 철회를 촉구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상황은 정리되지 못했다. 그 사이 대전교육청 장학사 면담을 비롯해 교육청 유초등과장, 장학관, 장학사, 전교조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면담, 교육부 면담, 원장 면담 등이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전교조 대전지부가 진행한 문창유치원 시범사업 철회 서명엔 10월 10일 기준 전국 3200명 이상이 참여했다. 1200건 이상 의견서도 접수됐다.
광주 남구의 한 교사는 "초중등 교사들의 의무가 수업이고 수업 연구를 위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처럼 유치원 교사의 의무도 수업이 먼저여야 한다"밝혔다. 서울의 한 교사는 "주먹구구 임시방편 행정이 아닌 가정과 보육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들어 달라"고 했다.
대전지역 한 교사는 "교육은 교사들의 전문적인 교육철학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업은 교사들의 교육적 자율성과 전문성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교육청 유보통합 담당 장학관은 교육청과 교육부 간 논의를 통해 조만간 결론을 낼 예정이다.
담당 장학관은 "잘 협의해서 이번 주 안으로 마무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늦어지면 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진행하고 싶었는데 의도치 않게 이렇게 돼 아쉽다. 목적에 맞게 아이들과 저출생 극복, 학부모와 교사를 다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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