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 수는 7월 기준 3213곳으로, 1년 전(3243곳)보다 30곳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커피음료점은 매년 급증해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던 2020년 7월 2415곳에서 2021년 7월 2731곳으로 증가한 뒤 다음 해인 2022년 7월 3080곳까지 우후죽순 늘어났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다른 자영업자 등이 폐업의 길로 들어섰지만 커피음료점은 되려 증가한 것이다. 2023년 7월엔 3243곳으로 크게 확대됐다. 매년 크게 늘어나던 커피음료점은 올해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동네 주요 골목 상권마다 많게는 5곳이 몰려있을 정도로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점주들은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카페 자영업자 등은 버티기 어려운 이들이 먼저 문을 닫기 시작했다고 하소연한다. 대전 서구에서 소규모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김 모(49) 씨는 "이전에는 아르바이트생도 고용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지만 주변에 커피음료점이 많이 생겨나며 4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며 "인건비와 월세, 고정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저렴함을 앞세운 커피 프렌차이즈 등이 생겨나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영향도 크다. 일부 업주 등은 출점제한 등이 없는 것도 폐업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항변한다. 공정위가 2021년 당시 모범 거래 기준을 설정해 프랜차이즈 커피 음료점에 대해선 500m 출점 제한을 도입했었으나 과도한 제약이란 비판 탓에 2년 만에 폐지된 전례가 있다.
중구에서 커피 음료점을 운영하는 최 모(51) 씨는 "편의점은 100m 안에 같은 업종을 하지 못하도록하는데, 커피도 100m는 아니더라도 범위를 넓히거나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다시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대전 커피 음료점은 편의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대전의 편의점 사업자 수는 2024년 7월 기준 1469개로, 대전 커피 음료점 3213곳보다 1744곳이나 적다.
폐업을 고민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대전 서구에서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김 모(47) 씨는 "현재 들어선 커피음료점은 어쩔 수 없다지만 신규로 들어오는 곳은 최소한의 거리를 두고 차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근근이 버티곤 있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기존 업주들은 모두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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