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회가 현재 보통교부세 산정의 문제점으로 제시한 자료. 사진=의정회 제공. |
전국 16개 시·도와 같이 구청이나 시군구를 두지 않는 '단층제'의 한계가 이 같은 모순점을 양산해왔다. 광역과 기초 사무를 전부 수행하는데, 행정 비용은 분담이 아닌 전담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예컨대 2022년 사회복지 분야 세출 예산 4379억 원의 경우, 28%인 광역시 비율만 책임지면 될 것을 기초지자체 비율(15%)까지 함께 부담했다.
세종시 의정회(회장 황순덕 전 연기군의회 의장)는 10월 21일 이 같은 분석 내용을 담은 언론 자료를 배포했다. 이날 오후 2시 대평동 복컴 회의실에서 열린 김종민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통해서다.
의정회는 2022년부터 합리적인 개선 요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에는 변화가 없다는 문제 인식을 드러냈다. 실제 세종시와 지역 정치권, 행정안전부, 법제처 등의 관계기관 대응에 나서며 목놓아 호소를 해왔다.
의정회는 다시 2022년 기준 지방세 8605억 원을 토대로 '왜 개선이 필요한지' 근거를 들어 보였다. 광역시세(취득세와 레저세, 지방소비세, 주민세, 자동차세, 담배소비세, 지방소득세 등) 7218억 원과 자치구세(재산세, 등록면허세) 1387억 원을 더한 수치인데, 보통교부세는 유독 광역시 분과 자치구 분으로 나누지 않은 채 산정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다시 말해 기준재정 수요액 산정은 광역사무 수행분만 적용하고, 수입액 산정은 광역시와 자치구를 전부 적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재정부족액이 실제보다 적은 것으로 계산되고, 결국 보통교부세가 다른 지역으로 흘러 들어간 원인이 되고 있다. 2024년 미교부 보통교부세는 3300억 원으로 파악했다. 최근 5년 기준으론 1조 4400억 원이다.
올해 1월 1일 기준 기초사무 수행분으로 보면, 제주도가 1조 3165억 원, 세종시가 182억 원으로 72배 차이가 나는 수치도 또 하나의 단면이다. 제주와 세종의 인구수 차이가 1.7배인 점을 감안할 때, 아연실색할 수준이다.
김종민 국회의원이 이날 의정회 간담회에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회복지비의 단위 비용에서도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24년 기준 ▲1인당 기초생활보장비 : 광주와 대전 70만 원 이상, 세종 38만 원 ▲노인 복지비 : 광주와 대전 129만 원 이상, 세종 98만 원 ▲아동 복지비 : 광주와 대전 19만 8000원, 세종 10만 5000원 ▲장애인 복지비 : 광주와 대전 220만 원, 세종 139만 원 ▲보건사회복지비 : 광주와 대전 14만 원 이상, 세종 10만 2000원 등으로 심각한 상황을 드러냈다.
김종민(세종 갑) 국회의원은 "세종시가 받아야 할 보통교부세를 못 받고 잇다. 시청 공직자가 기초와 광역 2가지 업무를 같이 하면서, 광역 몫만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행정안전부의 산정 방식 과정에서 이견들이 있다. 정교하게 다듬어서 2000억 원 이상 예산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행정수도와 문화도시, 국제도시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지원 사격했다.
한편, 세종시는 올 상반기 이와 관련한 대응 TF팀을 구축했으나 아직까지 실질적인 성과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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