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택화 위원장과 김덕기 중도일보 세종본부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이의 중심에 남택화 신임 위원장이 있다. 그는 2027년 5월 27일까지 3년 간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제도 정착에 나선다. 당장 범죄 예방과 여성·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보호, 교통 안전과 관련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치안 서비스를 발굴, 추진하게 된다.
남 위원장을 만나 자치경찰제의 현주소와 미래 과제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최민호 세종시장(사진 가운데)이 2024년 5월 27일 남택화(사진 첫번째) 위원장과 김정환 사무국장(사진 세번째) 그리고 자치경찰위원 4명의 위촉식을 갖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
▲그동안 정기·임시회의와 주요 시책 심의·의결, 기능이 중복되는 내부 협의체 통폐합, 지구대·파출소 경찰과의 순회 간담회, 주요 직능단체와 업무협약 체결 등을 통해 자치경찰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서 일상이 안전한 도시 조성 노력을 기울여왔다. 자율방범대와 합동 순찰·캠페인과 간담회도 여러 차례 가졌다. 전통시장 청년 상인 축제와 조치원 복숭아 축제, 세종축제 등 다중이 밀집하는 행사의 안전·교통 관리와 질서유지 등의 지원에도 힘썼고, 과속방지턱 등 시민 불편 사항의 합리적 개선 과제도 도출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치안 서비스 제공을 통해 안전한 세종시를 만들고자 한다.
-자치경찰위원회의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앞으로 스마트 기반의 치안 안전망을 고도화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 및 이상 동기 범죄 예방,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기반의 교통안전 기반시설 조성, 공동체 치안 활성화 정착 등을 중점 추진해야 한다. 이 같은 토대 아래 세종형 자치경찰제를 완성해 가는 게 중요하다. 지난 달 공동 학술 세미나 개최를 기점으로 자치경찰 이원화 매뉴얼 구축과 실제 시행에도 적극 대비해야 한다.
-자치경찰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과정이 더디다.
▲전국적인 자치경찰제 흐름은 2024년 세종과 제주, 전북, 강원에 이어 2025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에 놓여 있다. 아직까지 일치된 의견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추진 속도는 다소 더디다. 자치경찰제는 행정과 교육, 치안 자치를 통합하는 과정의 퍼즐이다. 치안 자치까지 지자체로 이관이 사실상 완성의 의미를 가진다. 자치경찰제의 안착은 그래서 중요하다. 국민적 열망부터 정부의 의지는 있으나, 검찰과 경찰의 역할 조정 이슈 등을 거치며 계속 미뤄져 왔던 게 사실이다. 예산 부담 주체에 대한 이견도 존재한다. 시·도지사에게 경찰권 일부가 이양되는 모습을 두고, 다양한 이해관계도 있다.
-자치경찰제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가 높아야 제도 안착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치경찰제도 시행 후 시민들이 더욱 좋아진다는 체감도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기대감이 제도의 조기 시행을 이끌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현주소는 자치경찰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 쉽게 말해 국가 경찰은 범죄 수사 및 형사 사법, 중대 범죄, 대테러 및 대간첩 활동, 대규모 사건 대응, 외국인, 전국적 질서 유지, 특수 경비 등의 기능을 한다면, 자치경찰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교통·경비·여성·아동·청소년·다중 운집행사 등의 업무를 집중 수행하게 된다. 시장의 지휘 아래 보다 기민한 민원 대응과 서비스 강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 효과가 있다.
-자치경찰제가 본격화되면, 조직은 어떻게 움직이나.
▲아직은 과도기 상태로 지휘 체계와 조직이 명확하지 않다. 국가 경찰은 국가경찰위원회-경찰청-국가수사본부-세종지방경찰청-남·북부경찰서-지구대·파출소-광역경찰대응단이란 지휘 체계로 움직이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광역경찰대응단은 112 신고 대응 중심의 업무를 하게 된다.자치경찰은 세종시-자치경찰위원회-자치경찰본부장-커뮤니티경찰센터 구조로 기존 국가경찰과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개념의 조직을 갖추게 된다.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자치경찰의 또 다른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다.
9월 30일 자치경찰 이원화 세미나에서 제시된 연구 자료. 세종형 이원화 모델을 표현하고 있다.하지만 제도 시행이 더디면서, 자치경찰위원회의 역할에 한계점이 도출되고 있다. 사진=자치경찰위 제공. |
▲위원회는 자치경찰위원장과 사무국장에다 시청 7명, 교육청 3명, 경찰청 3명 파견 근무자를 포함해 15명으로 움직이고 있다. 세종경찰청 등 기존 국가 경찰을 통해 옥상옥 구조의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 자치경찰 사무를 집행하고 있는 직원들이 시청과 교육청에 걸맞은 복지 처우를 받도록 많은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각 지구대와 파출소의 바가림막 지붕 설치와 체력 단련 시설 도입, 청소년 범죄 예방 및 교육용 VR 콘텐츠 제작 등 시청과 시의회를 통한 지원의 길이 열리고 있다. 자전거 순찰대를 포함한 기동순찰대 가동도 자치경찰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성과로 본다. 기동순찰대는 전국적인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자치경찰이 더욱 보완해야 할 부분은 어디에 있나.
▲제도가 안착 단계가 이르지 못하다 보니, 이상 동기 범죄나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선도적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 지역 의료기관의 이상 동기 범죄자 치료 시스템 강화, 전국 상위권인 청소년 자살률 축소 등도 자치경찰위원회에 던져진 숙제다. 112신고로 접수된 전조 증상과 학교 담당 경찰관의 연계 등을 모색하고 있다.
-9월 30일 자치경찰 이원화 세미나 성과는 어디서 찾고 있나.
▲이번 세미나는 자치경찰제 우선 시행 지역인 세종특별자치시를 비롯한 제주·강원·전북특별자치도가 보다 속도감 있는 추진을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데 의미를 뒀다. 이미 1기 자치경찰위원회를 통해 자치경찰 구성원 부재와 위원회의 권한 미약, 지휘 체계 중복 등의 많은 문제점을 지자체 공동 건의문을 통해 전달했으나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중앙정부가 제도 시행을 본격화하면, 바로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국가경찰과 지역 경찰 간 업무 이원화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대시민 안전 체감도 향상에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 지자체 뿐만 아니라 한국법제연구원과 대전·세종연구원, 경찰대 자치경찰발전연구원, 세종시 국가균형발전센터, 언론 관계자 등이 이 자리에 함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중앙정부에 잘 전달함으로써 자치경찰제가 안착하는 데 도화선 역할을 하리라 본다.
-제주·강원·전북특별자치도는 현주소를 어떻게 보고 있나.
▲조명수 강원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은 이원화 실행에 발목을 잡고 있는 지구대·파출소의 자치경찰 이관과 관련, 커뮤니티경찰센터 같은 대안들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주셨다. 이연주 전북위원장은 지역 실정에 맞는 자치경찰 이원화 모델을 마련해 제대로 된 제도를 실현하자는 제안을 했고, 박영부 제주도위원장은 현재의 일원화 제도가 법적 성격의 모호성과 실질적 인사권 부재, 안정적 재원 부족 등의 개선 과제를 가져왔던 만큼,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은 진정한 제도 시행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제안된 이원화 세부 모델. 사진-자경위 제공. |
▲세종형 자치경찰(지역사회 경찰 활동 : community policing) 모형 역시 국가 경찰 소속의 지구대·파출소가 관할 지역의 치안 유지와 방범 순찰 등의 임무를 주로 수행하면서, 지역 경찰과 민간 협력 모델 구축 과정에 상충을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세종자치경찰위원인 김흥주 박사(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가 홍성표 경감(세종경찰청)·장일식 부원장(경찰대 자치경찰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한 내용이다.
여기서 '세종형 자치경찰 이원화 모형: 광역 경찰 대응단 및 커뮤니티 경찰센터를 통한 공동체 협력 치안을 중심으로'란 연구는 세종형 자치경찰제의 이론적 모델로 곽현근 교수(대전대)의 풀뿌리 주민자치 제도화 생태계 모형을 삼았다. 지역 경찰 활동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모형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기존 지구대·파출소에다 광역경찰대응단은 국가경찰 소속으로 두고, 커뮤니티 경찰센터는 지역경찰 소관 기구로 재편·운영하는 안이다. 광역경찰대응단은 기존 지구대·파출소에서 담당하던 112신고 대응 중심의 업무를 수행한다. 또 커뮤니티 경찰센터는 주민과 함께 하는 공동체 치안 활동과 문제 해결적 경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한 방범·순찰(범죄 예방 중점)에 초점을 맞추는 안이다. 인력은 국가경찰로부터 최소 이관의 원칙 아래 신규 증원 없는 조직개편 단행으로 국가경찰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시민 여러분께서 자치경찰위원회의 역할과 존립 이유를 잘 모른다. 접촉을 늘려서 잘 알리고 체감 치안과 안전 지수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 9월 30일 세종시에서 제주·강원·전북 특별자치도와 공동으로 '자치경찰 이원화' 세미나를 개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치경찰제도가 빨리 시행되고, 세종시민이 자치경찰제 도입의 효과를 봤으면 좋겠다. 필요할 때 내 곁에 있는 경찰이 중요하다. 시민 곁으로 더욱 다가서겠다. 앞으로 눈에 보이는 경찰이 되도록 하겠다.
대담=김덕기 세종본부장, 정리=이희택 기자 press2006@
남택화 제2기 세종시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 |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경신고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나와 제35기 경찰 간부 후보생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강원과 서울, 충북, 전북, 경기지방경찰청을 돌며 경무과와 보안과 홍보과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고, 경찰청 교통국장과 충북지방경찰청장,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 본부장 등을 지냈다. 2024년 5월 27일 세종시 제2기 자치경찰위원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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