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느닷없는 방위사업청 기능 축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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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느닷없는 방위사업청 기능 축소 논란

  • 승인 2024-10-20 14:05
  • 수정 2024-10-24 15:15
  • 신문게재 2024-10-21 19면
국방부가 방위사업청의 국방 관련 연구개발(R&D) 사업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방 R&D 개편'과 2차관제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국방연구개발 거버넌스 구축방안'을 확정한 후 조직 개편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방부가 국방 R&D 사업을 주도하는 방안으로, 방사청 이전으로 'K-방산수도' 구축을 위한 대전시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국방부의 방안에 따르면 방사청은 무기체계 개발과 방산수출에 전념하고, 국방부는 이외 국방 R&D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방사청 출연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방기술품질관리원 산하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국방부로 이관되고, 국방 R&D 업무를 전담하는 국방부 산하 '국방기술혁신원'(가칭)을 설립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방사청이 수행하던 국방기술보호·심사 및 핵심기술연구개발 업무 등도 국방부로 넘어가게 된다.

국방 R&D 거버넌스 구축 방안이 실행될 경우 2025년 정부안 기준 방사청 예산 18조712억원의 16.5%인 2조9834억원이 국방부로 이관된다. 이는 전체 국방 R&D 예산 4조9024억원의 60.9%에 이르는 수준으로, 방사청은 대폭 줄어든 무기체계 연구개발과 방산정책지원 및 수출 업무 정도만 맡게 된다. 무기체계 R&D와 국방 R&D 기능을 두부 자르듯이 분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방사청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정부 방안은 대전시로선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방사청 이전을 계기로 지역 과학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방산 관련 연구개발 시너지를 극대화, '국방산업 메카'로 구축하려던 터에 당혹스러운 일이다. 대전시를 비롯한 지역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국방 R&D 체계를 국방부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은 방위산업의 효율성과 대응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방부는 방안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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