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미술관은 '시를 사랑한 화가'로 알려진 성옥 정창기 화백이 수년간 그려온 시화를 기증받아 개관하게 됐다.
한글 서예의 대가 일중 김충현 선생의 가르침으로 서예가의 길을 걷던 정 화백은 화가 내면 기억 너머의 형상을 표출하고자 화가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정 화백은 "귀국 후 고엽제 후유증으로 만성 통증에 시달렸지만 유일하게 붓을 잡는 순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서예용 붓으로 시서화(詩書畵) 형식의 서양화를 그리는 독특한 화풍을 창안했다.
이날 개관한 시화미술관은 1관에서 우리나라의 사계를 그린 정 화백의 대표 그림으로 시작해, 한국현대시인 중 작고한 시인들의 대표 시를 병풍 형식의 벽면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친 2관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3관은 정 화백의 다양한 작품 세계가 담긴 매화, 나무, 산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으며, 4관 영상관에서는 정 화백의 인터뷰와 전시되지 않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문현미 백석문화예술관장은 "치열한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주고,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치유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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