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간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후보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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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간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후보지 경쟁

효율성 등 따져야 할 후보지 선정에 뜬금없는 '동서화합'
전북.충남 국회의원들까지 나서며 지역 간 대립.갈등 심화
정치적 논리 배제하고 명확한 기준, 효율성 따져 선정 필요

  • 승인 2024-10-20 21:12
  • 신문게재 2024-10-21 1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경찰청이 추진하는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이 지역 간 감정 싸움, 지역 정치권 간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경찰청이 설립 후보지를 발표한 이후 경남·북과 전남·북, 광주 시도지사에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제2중앙경찰학교를 남원에 세워야 한다고 나서면서다. 이에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치적 논리로 흘러가선 안 된다"라며 견제구를 날렸지만, 전북 국회의원까지 나서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효율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지역에 설립해야 할 경찰학교 부지 선정 문제가 정치적, 지역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어 명확한 기준을 통한 선정이 요구된다.



충남도에 따르면 경찰청은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로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 전북 남원시 3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후보지로 선정된 3곳 모두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치열을 경쟁을 예고했으나, 지난달 30일 경남·북과 전남·북, 광주 5개 시·도지사에 이어 이달 11일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경찰학교의 남원 설립 지지 공동성명서에 서명하면서 문제가 터졌다. 남원 유치는 동서화합과 상생발전, 국토 균형발전의 모범사례가 된다는 것이 주장인데, 효율성을 따져야 할 설립 후보지 선정에 뜬금없이 영호남 '동서화합'이 튀어나온 것이다.

이에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적 외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심히 불쾌하고 유감"이라며 "제2중앙경찰학교 입지는 경찰행정 집적화와 교육 대상자 편의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선정해야 한다. 이 문제가 정치적인 논리로 흐른다면 충남도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적인 논리로 경찰학교 유치 경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지만, 또다시 전북지역 국회의원이 나서며 갈등을 더욱 키운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8월 23일 최고 결정권자에게 전화해 제2중앙경찰학교를 '전국에 뿌리지 말고 시설을 집적화하라고 촉구했다'고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에서 발언했다"며 "국정감사에서 경찰청장에게 물어보니 '전화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누구에게 전화했느냐. 윤석열 대통령, 정진석 비서실장, 그것도 아니면 거짓말한 것이냐"고 말했다. 마치 김 지사의 행동이 부정하다고 강조하지만,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언급하며 사실상 전북 유치에 지원사격을 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 국민의힘 강승규(홍성·예산) 의원은 예산군과 함께 오는 22일 국회도서관에서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예산군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할 목적이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자칫 전북과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거나 충남지역 집안 싸움으로 번지는 계기를 만들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처럼 경찰학교 후보지 선정 문제가 정치적, 지역 간 감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찰청이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명확한 기준과 효율성을 따져 후보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충남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찰학교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으로 자칫 지역 감정 등으로 번질 수 있기에 명확한 기준을 통한 선정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충남이 후보지 2곳으로 유리한 듯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단계이기에 각 지자체는 충분한 준비를 해 경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학교 후보지 경쟁에 뛰어든 충남 아산시는 이미 주요 경찰기관이 입주해 있다는 점과 고속도로·고속철도·수도권전철 등의 편리한 광역교통망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설 집적화에 따른 효율성을 강조한 것이다.

예산군은 30%가 국유지로 개발이 편리하고 인접한 충남 혁신도시, 충남도청 등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와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북 남원시는 후보지로 내세운 곳이 100% 유휴 국·공유지로 별도의 행위제한 없이 신속한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과 영·호남 내륙 중심도시로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등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내포=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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