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시장이 이날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
플랜 B는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란 플랜 A(원안)이 사실상 무산 상황에 놓이면서, 다시 찾아야 할 차선책을 의미한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정원도시 조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월 11일 오후 4시경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NK세종병원에서 요양 치료를 받은 뒤 6일 만의 복귀 메시지다. 공직사회와 지역 언론, 시민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배경이다.
최 시장은 "6일간 저의 절실한 단식을 지켜봐 주시고, 곁을 지키며 염려해 주신 시민과 언론인 여러분께 우선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미래 세종시를 위한 시민과 약속을 지킨다는 절실함을 가지고 박람회 예산 통과를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2024 빛 축제와 2026 박람회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로 서두를 건넸다.
그러면서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마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방식을 찾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플랜 B를 찾겠다는 얘기다. 사실상 박람회와 빛 축제의 정상 개최가 어려워졌다는 현실 인식이기도 하다.
정원도시박람회 성사를 위해 투입한 지방비 10억 원과 정부안에 반영된 국비 77억 원이 무위로 돌아가게 됐지만, 행·재정적 노력과 경제적 기대 효과를 감안해 이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보였다
플랜 B는 시민들이 던진 '자발적 펀드 조성안'과 '2026년 이후 개최 시기 조정 방안' 등의 의견을 토대로 한다. 이날 임채성 시의회 의장을 시작으로 각계 각층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면서, 10월 말까지 차선책을 내놓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야간경관 명소 100선에 선정된 이응다리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지역 상권을 살릴 '빛 축제' 개최 방안도 함께 찾는다. 오영철 시체육회 회장 등 일부 시민들이 자발적인 성금 기부 의사를 밝힌 점도 십분 고려한다.
더 이상 진영 논리와 정쟁의 소용돌이 휩쓸리지 않겠다는 비판적 시선과 함께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일침도 가했다. 최 시장은 "공실 문제를 지적하면서 빛 축제를 반대해 좌절시키고, 문제만 지적할 뿐 대안이 없는 행태는 시민에게 도움이 안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의회와 집행부가 시정을 이끄는 동반자로서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마련하고, 선진 지방정치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어 "앞으로는 그간의 관례에 매몰되지 않고 상호 존중하지 않는 문화에 대해서는 엄중히 개선을 요청하고 법과 원칙에 근거한 품격 있는 지방정치를 만들어 나가겠다. 협치가 부족했다면 집행부와 의회 모두 반성하고, 함께 개선하고자 나부터 마음을 열고 노력해 나가겠다"며 "늦은 시간까지 대기, 많은 양의 자료요구 및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발언 등 의회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당적을 초월해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바로 지방자치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단식 천막에서 지지자들과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일부 격한 표현이 있었던 부분은 사실로 인정하는 등 공식 사과도 했다. 품격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자신의 정치 철학이나 공직관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 시기를 미루고, 지방정원 지정 등의 절차부터 밟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6억 원 규모의 빛 축제 대신 루미나리에 조형물(예시)에다 12월 31일 카운트다운 불꽃놀이 진행으로 행사를 간소화해 재정난을 최소화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