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충북도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충북도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
김영환 충북지사가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7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김 지사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후 행적과 부실한 재난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행안위 야당 의원들은 김 지사의 참사 전날 서울행과 참사 당일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유 등을 물으면서 김 지사를 몰아붙였다.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가 참사 전날 재난 대응 최고단계가 발령된 가운데서도 서울에서 기업인들과의 만찬에 참석한 문제를 질타했다.
이 의원은 "(2023년 7월) 14일 비상 3단계가 발령됐음에도 굳이 7시간 20분이나 지역을 비워 서울서 누군가를 만났다"며 "근무지를 이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아무것도 안 한 것으로 비친다"며 "제가 (서울로) 출발할 때는 비상 3단계가 아니었다"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과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최근 검찰이 오송참사와 관련한 허위보고를 한 소방서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며 "총괄적인 책임에 대한 사과가 있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지사께서는 사과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지사는 "포괄적인 사과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온다면 당연히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비례) 의원은 "오송 참사라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김 지사는) 점심을 한 뒤 (현장에) 갔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지사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가 공개한 도 국감자료를 보면 김 지사는 오송 참사 당일 오후 1시 8분 청주의 한 식당에서 업무추진비 카드를 썼다.
김 지사가 "비서실장과 수행비서가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해 (현장 도착이) 늦은 것"이라고 답변하자 용 의원은 "비서실장과 수행비서를 포함한 국정조사를 다시 하자"고 몰아붙였다.
반면 여당은 오송참사 피해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재발 방지 대책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오송참사는 국민적인 아픔이다. 잘못한 것은 반성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도지사로서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책임감 있게 추진해 나가실 것을 충북도민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는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지사로서 무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많은 개혁을 해도 안전이 지켜지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라는 생각을 뼈아프게 하고 있다. (미호강) 준설하지 않은 결과가 오늘날 이 사태의 원인"이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준설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종료 직전 참사 유가족을 대표해 747 버스기사의 아들의 발언도 있었다. 그는 "조금이라도 작은 진실이 밝혀지거나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바라고 왔는데 끝까지 무책임하게 일관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미호강이 넘칠 것이라는 수많은 신고전화가 있었음에도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던 충북도와 청주시, 다른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의 모습이 저희를 또 분노하게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도와 청주시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오송참사 시민조사위원회의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범석 청주시장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으나 김 지사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15일 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이 같은 날 오전 8시 45분께 무너지면서 쏟아져 나온 미호강 강물은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436m 궁평2 지하차도를 집어삼켰다.
이 사고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14명이 숨졌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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