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 A~C로 본 세종시 '지방정원 vs 박람회' 우선 순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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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A~C로 본 세종시 '지방정원 vs 박람회' 우선 순위는

[박람회 플랜B 찾기 시리즈 중] 국가정원 등록이란 큰 틀의 목표엔 이견 없어
플랜A, '박람회' 개최 효과→지방→국가 정원으로
플랜C, '지방정원' 지정 후 박람회→국가 정원으로
최 시장, 10월 17일 업무 복귀 후 플랜B 제시 주목

  • 승인 2024-10-16 15:17
  • 수정 2024-10-16 19:13
  • 신문게재 2024-10-17 1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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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감도. 사진 좌측이 호수공원, 가운데가 중앙공원, 우측이 이응다리와 금강. 사진=세종시의뢰 용역(2023년) 갈무리.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둘러싼 논쟁에 딱 어울리는 격언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국민의힘 시의원 7명은 정원박람회를 통한 국비 확보로 붐을 조성한 데 이어, 지방·국가정원 등록으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강변해왔다. 닭이 우선이란 뜻이고, 순천시가 걸어온 길로 통한다.

반면 임채성 의장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13명 중 12명은 지방정원(지자체 자체 지정) 또는 국가정원(정부 승인) 등록 흐름을 만든 뒤 '국제 행사'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반론으로 맞서고 있다. 달걀부터 잘 품어 건강한 닭을 키우자는 얘기로, 울산시가 그러했다.

양쪽 모두 2022년(제2회)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 개최(중앙공원) 경험을 토대로 미래 비전을 그려왔고, '세종시=명품 정원도시'란 총론에선 이의가 없다.



문제는 각론(방법론)에 있어 간극이 너무 벌어진 데 있다. 이미 양당 간 정쟁 대리전과 민민 갈등, 혈서·단식·기자회견·성명·집회 등의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10월 15일 현재만 놓고 보면, 2026년 박람회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2025년 조직위원회 운영비 예산 전액(14억 5200만 원)이 민주당 시의회를 통해 삭감되면서다.

이에 중도일보는 시리즈 상·중·하에 걸쳐 미래 세종시를 위한 최선의 선택지를 다시 모색해본다. 시민사회와 여·야 정치권이 '닭과 달걀' 사이에서 합리적 기준점을 잡고, 새로운 합의점을 도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세종 정원도시박람회, '순천(닭)과 울산(달걀)' 사이 플랜 B는

중. 세종시 '지방정원 지정 vs 박람회 개최' 우선 순위는...어떤 차이 있나

하. '박람회 개최 시기와 유무' 일방향 결정의 위험성...사회적 합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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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개최를 가정한 정원박람회 행사장 조감도. 사진=세종시의뢰 용역(2023년) 갈무리.
10월 15일 시리즈 상편에서 살펴본 순천시와 울산시의 선행 사례는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미래 대안을 찾는데 충분한 힌트를 주고 있다.

결국 선택지는 ▲2026년 정상 개최(플랜 A) ▲2026년 이후로 시기 연기, 2026년 전초적 성격의 축제 개최(플랜 B) ▲지방정원 우선 지정 후 정원 박람회 또는 축제 개최(플랜 C)까지 크게 3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플랜 A부터 C까지 궁극적인 목표 지점은 순천만(1호)과 태화강(2호)에 이은 국내 3호 국가정원 등록으로 향한다. 국가정원 등록은 세종시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세종청사와 국립세종 수목원 및 도서관에 이어 국회 세종의사당 및 대통령 제2집무실 등을 국가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받으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중앙공원 등 중앙녹지공간 일대에 걸쳐 매년 국비 지원의 길을 열 수 있다.

이처럼 플랜 A~C의 목표는 동일하나 가는 길은 확연히 다르다.

일단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플랜 A의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주도로 2025년 준비 예산 14억 5200만 원(조직위 운영 등)이 전액 삭감되면서다. 이는 10월 11일 제93회 임시회 본회의까지 40여 일간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며, '국힘 vs 민주당' 간 대리전 등 갈등과 반목을 키워왔다.

연말 임시회 또는 정례회 개최를 통한 원포인트 타결의 여지는 있으나, 2026년 4월 개최 시점까지 물리적 시간이 너무 없다. 외형상 여·야 합의 통과가 성공 개최의 보증수표도 아니다. 한쪽에선 팔짱 끼고 '어디 잘하나 보자'는 속마음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한마음·한뜻을 모아도 쉽지 않은 국제 행사이기에 플랜 A의 실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플랜 A에 반대하며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플랜 C는 어떨까. 2026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에 앞서 지방정원 지정을 우선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플랜 C의 최대 약점은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데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지방정원 지정 후 '국비 50%(통상 매년 30억 원 안팎)'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2020년부터 관련 법 규정이 달라지면서다. 지방정원의 지정권자가 중앙정부(산림청장)에서 시·도지사로 넘어와 자율권이 커진 대신, 지방의 재정 부담은 그만큼 커졌다.

그나마 시·군 단위에선 도비와 매칭이 가능해 예산 투입의 숨통을 틀 수 있으나, 단층제이자 재정난에 놓인 세종시가 외부 지원 없이 단독 추진에 나서기란 쉽지 않다.

국가정원
현재 국내 국가정원 2곳과 지방정원 11곳 현황. 사진=산림청 제공.
국내 지방정원의 등록 추이를 보면,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제도가 바뀌기 전 지방정원은 경기도 양평의 세미원(2019년 13만㎡)과 전남 담양의 죽녹원(2019년 19.5만㎡) 1·2호만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 지정 권한이 시·도지사로 바뀐 후에는 외형적 숫자가 크게 늘었다.

창포원(경남 거창, 2021년 22만㎡)과 동서강 정원(강원 영월, 2021년 10만㎡), 구절초 정원(전북 정읍, 2022년 39만㎡), 천년숲 정원(경북 경주, 2023년 33만㎡), 화개정원(인천 강화군, 2023년 11만㎡), 낙동강 정원(부산시, 2023년 250만㎡), 줄포만 노을빛 정원(전북 부안군, 2023년 31만㎡), 해뜰마루 정원(전북 부안, 2023년 34만㎡), 지리산 정원(전남 구례군, 2024년 10.8만㎡) 모두 시·군 단위에 위치하고 있다.

국비 지원은 못 받지만, 세종시가 지방정원으로 등록하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보면, 지방정원 지정 요건은 총면적 10만㎡ 이상, 이중 40% 이상의 녹지면적 확보를 기본으로 한다. 이에 더해 정원 조성이 가능한 체험시설(연간 이용 인원수를 고려한 규모 설정), 주차장 및 화장실의 편의시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을 위한 쉼터, 안내판, 음수대, 휠체어·유모차 대여시설 및 매점 등의 편의시설, 정보 제공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안내실 및 관리실 조직을 갖춰야 한다.

지방정원
관련 법상 지방정원 등록 요건. 사진=국가법률정보센터 갈무리.
쉽게 말해 58만㎡ 규모의 중앙공원 1단계 또는 88만㎡의 2단계 구간 중 10만㎡ 이상 부지를 토대로 지정을 추진해볼 수 있다.

세종시 여건이 매우 좋다고는 하나 최근 지방정원 대열에 합류한 구례군이 지리산 정원을 갖추고도 4년의 시간을 준비해온 점을 감안하면, 지방정원 지정 시점은 면밀한 분석을 필요로 한다. 같은 조건에다 총면적 30만㎡ 이상으로 규모를 키워야 하는 '국가정원 지정' 로드맵도 세부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세종시가 2025년 하반기 지방정원 지정을 추진하더라도, 국가정원 신청은 2028년 즈음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원 지정 후 연간 국비 지원금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순천은 40억 원, 울산은 21억 원을 받고 있다.

플랜 B는 최민호 시장이 10월 17일 업무 복귀 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2026년 정원축제(2023년 5월 가든쇼의 확장판)로 기반을 조성한 뒤, 2027년 또는 2028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재추진 의견을 내놓고 있다. 명품 정원도시 조성이란 방향성과 중앙녹지공간 인프라 강화란 실행력을 담보하면서, 여·야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란 판단이 담겨 있다. <계속>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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