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는 방송 의제가 정쟁의 소재가 되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국감이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국감에서 다뤄지길 희망하는 주요 정책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기노조는 올해 삭감된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전면 복원과 안정적 지원 보장, 공공연구기관의 공공성·자율성 보장 등 국감에서 다뤄야 할 주요 정책을 제시했다. 그만큼 연구 현장이 절박하다는 의미다.
정부출연연 연구 현장은 청년 연구원의 이탈로 고민이 크다. 최근 5년 동안 출연연을 떠난 10명 중 6명은 '2030' 젊은 연구원이라고 한다. 인건비와 경상비 인상률이 예산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등 열악한 연구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엔 원자로설계개발본부의 김천 이전 추진에 따른 핵심 연구 인력 이탈이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과학기술계 기관 상당수가 장기간 수장 공백을 겪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여야 정치권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정작 국감에서조차 정쟁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미국과 영국·일본 등 해외 의회 상임위 중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이 묶인 사례가 없다며 분리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낼 정도다. 올해 국가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현장은 사기 저하와 연구원 이탈 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과방위는 하루에 그치는 벼락치기 국감이지만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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