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 대표 |
문제는 걸으려고 하는데 다리에 통증이 느껴진다. 어렵게 지하철에 탔다. 1시간 넘게 이동해야 하는데 빈 좌석이 없다. 통증을 참고 여러 역을 지나 앞자리가 생겼다. 앉기 위해 선반 가방을 꺼내는데, 한 여성이 달려와 앉는다. 민망했는지 고개 숙이고 핸드폰만 바라본다. 가방을 들고 옆 칸으로 이동했다.
두어 역을 지나 많은 승객이 밀고 들어온다. 서 있는 사람이 10여 명 수준이었는데, 금방 빽빽하게 서 있다. 임산부 배려석에 50대 여성이 앉아 옆 사람과 계속 대화를 나눈다. 임산부 배지를 탄 여성이 자리를 요청해도 못들은 척한다. 여러 역을 지나 운 좋게 자리에 앉았다. 두 역을 지났는데 아기를 안은 여성이 탔다. 전철이 출발하는데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 없다. 중앙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데 앞 사람이 앉으려 한다.
죄송하지만, 아이에게 양보하려고 한다 말하고 아기를 안은 여성에게 자리를 권한 후 다시 옆 칸으로 이동했다. 종점에 내려 통증이 심해 난간대를 잡고 한 계단씩 오른발로 올라갔다. 뒷사람이 올라 오다 부딪친다. 다친 내 잘못이기에 죄송하다고 말하며 한 칸씩 올라간다.
20여 개의 계단이 그렇게 힘들 수 없다. 도보 10분 거리를 걷기 힘들어 택시를 탔다. 역에서 손님을 기다렸는데, 너무 짧은 거리를 가는 손님이 반갑지 않을 것이다. 다리를 다쳐 죄송하다고 하며 집 앞에 내렸다.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던 당연한 행동이 조금 다치고 나니 그렇게 감사할 일이었다.
회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다닐 때에는 아무 생각 없지만, 퇴직하면 어떨까? 아침에 일어나 갈 곳, 할 일, 만나는 사람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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