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3분 경영] 평상 시, 아무 일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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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의 3분 경영] 평상 시, 아무 일도 아니지만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 승인 2024-10-15 17:10
  • 신문게재 2024-10-16 1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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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 대표
군에서 다친 오른발을 무의식적으로 보호하는가 보다. 왼발과 전체적 굵기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면서 왼발이 짜릿하고 힘이 빠져 넘어졌다. 넘어지는 순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부축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창피함에 빠르게 떨어진 핸드폰과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문제는 걸으려고 하는데 다리에 통증이 느껴진다. 어렵게 지하철에 탔다. 1시간 넘게 이동해야 하는데 빈 좌석이 없다. 통증을 참고 여러 역을 지나 앞자리가 생겼다. 앉기 위해 선반 가방을 꺼내는데, 한 여성이 달려와 앉는다. 민망했는지 고개 숙이고 핸드폰만 바라본다. 가방을 들고 옆 칸으로 이동했다.

두어 역을 지나 많은 승객이 밀고 들어온다. 서 있는 사람이 10여 명 수준이었는데, 금방 빽빽하게 서 있다. 임산부 배려석에 50대 여성이 앉아 옆 사람과 계속 대화를 나눈다. 임산부 배지를 탄 여성이 자리를 요청해도 못들은 척한다. 여러 역을 지나 운 좋게 자리에 앉았다. 두 역을 지났는데 아기를 안은 여성이 탔다. 전철이 출발하는데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 없다. 중앙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데 앞 사람이 앉으려 한다.

죄송하지만, 아이에게 양보하려고 한다 말하고 아기를 안은 여성에게 자리를 권한 후 다시 옆 칸으로 이동했다. 종점에 내려 통증이 심해 난간대를 잡고 한 계단씩 오른발로 올라갔다. 뒷사람이 올라 오다 부딪친다. 다친 내 잘못이기에 죄송하다고 말하며 한 칸씩 올라간다.



20여 개의 계단이 그렇게 힘들 수 없다. 도보 10분 거리를 걷기 힘들어 택시를 탔다. 역에서 손님을 기다렸는데, 너무 짧은 거리를 가는 손님이 반갑지 않을 것이다. 다리를 다쳐 죄송하다고 하며 집 앞에 내렸다.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던 당연한 행동이 조금 다치고 나니 그렇게 감사할 일이었다.

회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다닐 때에는 아무 생각 없지만, 퇴직하면 어떨까? 아침에 일어나 갈 곳, 할 일, 만나는 사람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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