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가 운영한 도시철대 대전시청역의 대전인권체험센터. 올해 말 운영을 종료한다. |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대전도시철도 시청역에서 운영 중인 인권체험센터가 올해 말 운영을 종료한다. 2016년 6월 옛 충남도청 별관에 문을 연 인권체험센터는 2020년 도시철도 대전시청역으로 이전했다. 국가인권위 대전인권사무소가 VR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이 겪는 불편을 가상으로 체험해 공감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달라도 친구', '불편하면 따져봐'처럼 인권 소재를 다룬 책을 전시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관람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지난 9년간 1만5100여 명이 이곳에서 운영된 인권 체험에 참여하고, 7400여 명이 전시실을 관람했다. 대전에서는 인권을 주제로 체험과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던 장소로 상징성이 작지 않다.
대전인권사무소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 본부 차원의 인권체험관 기본계획에 따라 수도권에 새롭게 마련되는 체험센터로 일원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시인권센터가 사용했던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 사무실이 현재 공실로 비어 있다. |
2024년 대전시 비영리민간단체 현황에 따르면 대전에서 활동하는 전체 557개 비영리민간단체 중 인권을 주된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는 13개 단체 정도로, 2.3% 비율을 보이고 있다. 대전충남인권연대를 비롯해 이주노동자인권센터, 양심과 인권, 대전장애인인권포럼 등을 지금도 인권침해 피해자를 지원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할 시민사회단체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충남 역시 515개 비영리민간단체 중 15곳만이 주된 활동영역에 '인권'을 제시하고 있으며, 대부분 천안과 서산에 집중되어 있다.
양심과 인권-나무 공동대표인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는 "지난해 대전인권센터 폐지를 비롯해 올 연말 인권체험관 운영 종료가 시민들 의견 수렴이나 인권환경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라며 "일상 생활 속에서 인권을 보장하고 문화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역행하는 것으로 11월 이와 관련된 논의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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