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권체험관마저 연말 폐관…대전충남 '생활속 인권' 어디로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대전 인권체험관마저 연말 폐관…대전충남 '생활속 인권' 어디로

[대전인권사무소 개소 10년]
지하철 시청역 인권체험관 올해 운영종료
대전인권센터 폐지 이은 체험시설 사라져
인권 비영리단체 극소수 인권보장 우려

  • 승인 2024-10-14 17:38
  • 수정 2024-10-14 17:39
  • 신문게재 2024-10-15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IMG_0559_edited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가 운영한 도시철대 대전시청역의 대전인권체험센터. 올해 말 운영을 종료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부터 대전에서 운영한 인권체험센터가 올해 말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한다. 대전에서는 지난해 상근인력 3명의 인권센터가 폐지된 것에 이은 유일한 체험·홍보시설도 폐지되는 것으로 인권 문화를 생활 속으로 확산하고 교육하는 시설과 기관이 줄줄이 축소되고 있다.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대전도시철도 시청역에서 운영 중인 인권체험센터가 올해 말 운영을 종료한다. 2016년 6월 옛 충남도청 별관에 문을 연 인권체험센터는 2020년 도시철도 대전시청역으로 이전했다. 국가인권위 대전인권사무소가 VR기술을 활용해 장애인이 겪는 불편을 가상으로 체험해 공감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달라도 친구', '불편하면 따져봐'처럼 인권 소재를 다룬 책을 전시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관람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지난 9년간 1만5100여 명이 이곳에서 운영된 인권 체험에 참여하고, 7400여 명이 전시실을 관람했다. 대전에서는 인권을 주제로 체험과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던 장소로 상징성이 작지 않다.

대전인권사무소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 본부 차원의 인권체험관 기본계획에 따라 수도권에 새롭게 마련되는 체험센터로 일원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MG_0569_edited
대전시인권센터가 사용했던 대전 중구 선화동 대전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 사무실이 현재 공실로 비어 있다.
이로써 대전에서 인권신문을 발행하고 순회교육을 담당한 대전시인권센터가 2023년 12월 폐지되고, 충남에서는 인권 기본 조례에 대한 폐지 청구가 접수된 상황이다. 더욱이 대전과 충남에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중에서 인권단체가 전체의 3% 미만인 실정에서 관련 조례와 거점기관 그리고 체험시설의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4년 대전시 비영리민간단체 현황에 따르면 대전에서 활동하는 전체 557개 비영리민간단체 중 인권을 주된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는 13개 단체 정도로, 2.3% 비율을 보이고 있다. 대전충남인권연대를 비롯해 이주노동자인권센터, 양심과 인권, 대전장애인인권포럼 등을 지금도 인권침해 피해자를 지원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할 시민사회단체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충남 역시 515개 비영리민간단체 중 15곳만이 주된 활동영역에 '인권'을 제시하고 있으며, 대부분 천안과 서산에 집중되어 있다.

양심과 인권-나무 공동대표인 양해림 충남대 철학과 교수는 "지난해 대전인권센터 폐지를 비롯해 올 연말 인권체험관 운영 종료가 시민들 의견 수렴이나 인권환경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라며 "일상 생활 속에서 인권을 보장하고 문화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역행하는 것으로 11월 이와 관련된 논의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