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소설가 |
나의 견해로는 AI로 대변되는 제5차 문명전환과 세계정세의 재편을 갈구하는 강대국의 대결, 그 결과로 발생할지 모를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 기후위기라고 불릴 만큼 천재지변이 잦고, 치명적인 X바이러스의 도래가 임박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등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를 '불안 시대'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현대 독일의 지성 란터만은 그의 저서 '불안사회'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확실성은 찾아보기 힘든 개념이고, 불확실성과 불안이 일상적인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한다.
한국의 미래학자들은 저출산을 걱정한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나의 쓸모가 대체되는 것이 아닌가'를 걱정해야 할 때이다. 이미 특이점까지 와버린 인공지능은 SF영화 터미네이터 급 미래를 떠올리게 한다. 바둑 천재기사 이세돌도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 이후 바둑을 내려놓으면서 AI와 홀로 싸워야 했던 경험을 토로했다.
"인공지능이 이긴 것은 인간이 아니라 바둑이라는 예술이었고, 내가 추구한 바둑이라는 예술이 무너졌다."
만약 인류가 추구해 온 정신세계라는 인문학적 가치가 단지 논리적 연산체계에 의해 무너진다면 그 허무감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세계정세를 보면 인류가 태생부터 약육강식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맺힌 원한과 갈등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째깍거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부터 확전일로를 걷는 중동전쟁, 그리고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대놓고 대만침공의 시기만 조율하고 있는 중국까지, 왜 이리 한 뿌리에서 나온 형제들끼리의 원한이 더 깊단 말인가? 이제 전 세계는 후폭풍처럼 군비를 증강하며 성경이 말하는 마지막 아마겟돈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기후변화도 심상치 않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위기 단계까지 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에 중국 우한에서 유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조만간에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더 치명적인 X바이러스의 출현을 과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왜 이런 불안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인류는 현세까지 민족 간에, 사회계층 간에, 또는 남녀 간에 힘의 논리로 억압하면서 쌓아온 원한의 깊이가 지옥급에 가깝다. 지구 또한 인간의 도에 넘치는 개발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양의 음양이론은 한쪽이 차오르면 다른 한쪽으로 기운다고 말한다. 극에 달한 상극의 시대를 끝내려는 천지의 기운이 돌고 있다. 그러면서 치우칠 대로 치우친 물질문명에 대한 영적인 각성도 촉구하고 있다. 인간은 아직 근원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마음이라는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 물질세계에 비해 하등 그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데도 마치 물질세계의 걸림돌인 양 천대받고 있다. 종교는 바닥을 기고 있고, 돈이라는 물질신이 숭배 받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가 영성을 잃게 되면 자연스럽게 인간 생명 또한 경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시대에 저출산이니 아이를 더 낳으라는 말이 젊은 세대에게 공염불처럼 들리지 않겠는가. 양자역학이 밝힌 놀라운 사실은 소립자 세계에서는 우리는 개체가 없는 하나라는 사실이다. 온 우주와 하나 되는 깊은 심호흡과 명상수련으로 영성을 회복하고, 인류는 그 뿌리부터 하나라는 상생의 도를 깨우쳐 앞으로 닥칠 지구적 재난과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 이 시대가 파국으로 향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문이 열리려는 영성의 대전환 시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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